• 최종편집 2024-04-18(목)

바다로~ 섬으로~ 코로나 엑소더스

- 숨도 크게 못 쉬는 도심 떠나 용유·무의로 차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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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3.1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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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잡한 용유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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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차량이 가득한 왕산해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외출자제, 학교의 개학이 3주 이상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직장의 회식은 물론 가정의 외식과 외출을 자제해 답답해하던 도시 사람들이 주말을 맞아 ‘코로나19’ 확진자가 한명도 발생하지 않은 영종·용유·무의도로 몰려 여름 피서철을 방불케 하고 있다. 청정지역 영종국제도시로 코로나 엑소더스(대탈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1일 토요일 용유도 을왕리해변과 왕산해변, 선녀바위 해변에는 바이러스 감염병 우려로 집에만 있던 도시인들이 바닷가로 나오면서 도로 곳곳에서 정체를 빚기도 했다. 덕교동 초입에 칼국수 거리와 마시란 해변 카페거리, 을왕리 해변 도로는 쏟아져 나온 차량들로 주말 내내 몸살을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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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들로 혼잡한 을왕리해변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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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이 많은 을왕리해변

 

 
바닷가에는 가족 단위의 여행객이 많았다. 답답한 마스크를 벗고 큰 호흡을 내쉬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선녀바위 해변은 텐트촌이 형성되었다. 모래사장 주위에 50여개의 텐트가 세워져 5월이나 한 여름에나 볼 수 있는 캠핑촌 모습이었다.
무의도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하나개 해변은 주차할 공간이 없을 정도로 많은 차량이 몰렸고 광명항까지 이어지는 도로는 아직 확장되지 않아 좁은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하나개해수욕장 번영회 장동준 총무는 “주말 내내 무의도로 들어오는 차량이 많아 주차장은 만차가 되었고, 도로도 포화되어 움직이지 않았다”며 “여름 성수기를 대비해서라도 도로 확장공사를 서두르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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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촌이 만들어진 선녀바위 해변

 

 

왕산 해변에서 가족들과 함께 바닷바람을 쐬며 연날리기를 하던 A씨는 서울 마곡동에서 왔다고 한다. “아이들 개학도 연기 되서 집에만 있어 답답해하고 아내도 아이들 밥 차리느라 고생하고 있는데, 영종도는 코로나 환자도 없는 곳이라고 해서 일부러 바람이라도 쐴 겸 드라이브를 나왔다”했다.

       

일부 카페와 소문난 음식점은 반짝 특수, 대부분 식당은 가뭄에 콩

    
을왕리 초입에서 어묵과 핫도그 등 간식을 판매하는 가게 주인은 ‘3월은 학생들 입학과 개학도 있어서 나들이객이 많지 않은 시기라 수입이 얼마 안 되는데, 이번 코로나 사태로 나들이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한여름 같이 많아졌다’며 ‘이런 일은 20여년 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손님은 없는 특수.jpg
손님은 없는 특수

 

 

호객행위 바쁜 종업원들.jpg
호객행위 바쁜 종업원들

 

 
용유도의 소문난 음식점은 지난 주말 코로나 특수를 누렸다. 덕교동에 H, M, W 칼국수 집과 H, N, K 쌈밥, S물회 등 지역에서 대표적인 음식점들은 손님이 번호표를 받아 오랫동안 기다릴 정도로 호황이었다.
늘목에 있는 N쌈밥 사장은 “평일에는 나들이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데 주말은 자리가 없어 손님을 못 받을 정도로 많이 찾는다”고 했다. 용유도의 대표적인 카페인 O카페도 주차를 하려는 차량이 언덕까지 줄을 이었다.
하지만 을왕리 해변의 가게들은 사정이 달랐다. 조개구이와 회를 위주로 영업하는 식당은 손님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을왕리 해변에 조개구이 횟집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바닷가로 바람 쐬러 나오는 차는 많은데 음식점으로는 거의 들어오지 않고, 들어와도 간단하게 칼국수만 먹고 가는 손님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을왕리 해변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한 식당의 종업원은 ‘지나가는 차량을 잡고 손님을 잡으려 해도 차 문을 아예 열지 않고, 손님이 와도 조개구이나 회는 시키지 않고 칼국수만 먹고 가 식당 사장님에게 미안할 정도’라고 말했다. 
 
 
코로나 특수 맞은 마시란 해변의 카페거리.jpg
코로나 특수 맞은 마시란 해변의 카페거리

 

 
한편 영종도로 엑소더스가 달갑지 않은 반응도 있다. 영종국제도시 한 인터넷 카페에는 ‘주말이면 혼잡을 빚을 정도로 도시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강화도처럼 초지대교나 강화대교에서 섬을 찾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발열검사를 하는 등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응 노력이 이곳에서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영종하늘도시의 한 주민은 ‘지역의 상권을 생각하면 오는 방문객을 막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마스크는 착용해 타인에 대한 배려는 하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종·용유·무의도가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소문이 나 있어 당분간 주말에 도시민들의 코로나 엑소더스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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