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07-09(금)

김주희의 영화이야기 '82년생 김지영'

여자로서 여성에 대한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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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3.1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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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영화 <82년생 김지영>(2019)은 조남주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이 책은 2017년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으며 그 해 젠더 문제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하지만 필자는 이 책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 <82년생 김지영>를 보고는 책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먼저, 이 글의 목적은 현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남녀 간의 혐오를 부추기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님을 분명하게 밝힌다. 오히려 이 영화를 통해 알게 된, 같은 여자로서 내가 몰랐던 여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3살 먹은 딸을 기르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30대 전업주부를 통해 한국에서의 여성의 삶을 그린 영화다. 외부에서 볼 때 아무문제가 없어 보이는 화목한 가정의 주인공 김지영(정유미 분)은 마음의 병을 갖고 있다.

그녀가 가진 마음의 병은 어쩌면 오래전부터 꾹꾹 눌러오고 참아왔던, 그 누구에게도 풀 수 없던 무언가가(응어리가) 폭발하면서 생긴 병일지도 모른다. 딸을 위해 직장을 포기하고 육아를 하면서 겪는 육체적, 심리적 고통에, 전업주부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더해지면서 그녀의 일상이 무너지고 있었다. 

  

나보다 한참어린 영화 속 주인공 김지영의 아픔, 불안, 고민, 좌절 등이 가슴에 와 닿았다. 자신의 꿈을 포기한 후에 그녀가 느끼는 심리적 좌절, 사회와의 단절감, 외로움 등이 뼈 속까지 느껴졌다. 더군다나 전업주부에 대한 부당한 편견과 가족을 위한 그녀의 희생과 노력이 당연시 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녀가 느꼈을 억울함, 배신감 및 소외감 등이 고스란히 나에게 전달되었다. 그에 더해서 친가와 시가 및 직장 내에서의 남녀차별까지, 한국에서 여성으로서의 삶이 어떤지에 대한 깨달음을 주었다. 비록 이러한 상황이 모든 여성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마음의 병을 통해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를 깨달았다. 역시 영화라는 매체의 힘은 대단하다고 여겨진다.

 

 이 영화는 자녀도 없고, 따라서 육아를 해 본적도, 시댁도 경험해 보지 않았던 필자에게도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친구의 딸이 산후우울증이 심하다고 했을 때도 산후우울증이 무섭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공감하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부분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초점을 단순히 주인공 김지영이 산후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몰고 갈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오히려, 그녀가 느끼는 무력감, 자신감과 자존감의 하락이 경력 단절 여성으로 50대에 직장을 찾고 있던 필자가 느끼는 감정과 너무나도 닮아 있음에 놀랐다. 솔직히 영화 속 김지영도 필자 나이에 이르러 느낄 유사한 감정에 대해선 아직 모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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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2년생 김지영>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들-낮은 출산율 (2019년 상반기 기준-0.98명), 아빠 육아 휴직의 어려움, 남녀 간 임금 격차, 두꺼운 유리 천장-에 대한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BBC 뉴스 (2019, 2, 23)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2018년 OECD 국가 중에서 남녀 간 임금격차가 가장 크다고 한다. 과거에 비해 양성평등이 많이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정 및 직장(조직) 내에서의 젠더에 의한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그러한 문화를 당연시 여기는 사회적 문화와 분위기 등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야 해야 할 대목이다. 이 글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 시대를 살고 있는 많은 여성들이 여성이 마주한 현실과 상황에 대한 인식이 나처럼 부족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처해진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 부분을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사진 - (주)봄바람영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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