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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8.2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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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뉴스.jpg

 
 세 가지 약속과 한가지 당부 
 
3년이 지났습니다. 출국 수속을 밟으려는 해외여행객의 행렬이 끝이 보이지 않았고, 용유도 바닷가에는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이 개장도 안한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던 2019년 여름의 시작. 저는 제안 하나를 받았습니다. 인천공항뉴스 편집국장을 맡아줄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솔깃한 제안이었지만 결정하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신문기자가 되려고 신문방송학과를 갔지만 대학에서 4년 내내 배운 것은 우리나라 언론 현실에서 기자를 하면 안되겠구나 하는 것이 결론이었습니다. 지금도 큰 변화는 없지만 족벌언론과 재벌언론이 권력과 가진자들의 편에서서 지면을 편집하고 방송 뉴스를 만들어 내 보냈었습니다. 많은 언론사 특히 지역 신문사는 대부분 건설사가 대주주로 각종 공사수주나 인·허가에 취재로 포장한 펜을 무기로 들고 있는 기자들을 영업사원화해 투입하고 있는 것도 공공연한 비밀이었습니다.
 
그러나 인천공항뉴스라는 신문사의 관계회사가 건설사업이 아닌 신문유통을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특히 치아치료차 들렀던 병원에서 일간신문에 같이 들어온 이 신문을 지역주민이 먼저 꺼내서 보는 것을 보고 발행인을 한 번 만나볼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당시 저의 눈에는 허접하게만 보였던 이 신문을 제대로 만들면 그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류문성 발행인을 몇 번 만나 영종지역과 언론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고, 지역 언론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는 이 세 가지를 주문했습니다. “아무리 작은 언론사라고 해도 사주나 외부의 압력에 좌지우지 되지 않도록 편집권은 보장되어야 합니다” “언론사는 한쪽의 정치세력을 비호하는 정파성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언론사도 공익을 앞세우지만 운영을 해야 하는 기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기사와 광고를 바꾸는 상황이 오게 되면 그것은 편집자가 결정해야 합니다” 
 
류문성 발행인은 흔쾌히 이 세 가지를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주문했습니다. “제보를 받고 취재를 할 때 반드시 반대편도 목소리를 들어서 똑 같이 기사에 반영해야 합니다. 기사에 대한 판단을 기자가 미리하지 말고 독자의 몫으로 남겨주어야 합니다”  
 
708호부터 오늘자 835호까지 3년 동안 127호 신문을 만들면서 이 원칙은 지켜졌고 발행인도 신문이 제작되고 난 후에야 지면에 어떤 기사가 실렸는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간혹 민감한 기사가 보도됐을 때 미리 좀 알려주지 하는 볼멘소리도 듣지만 제가 인천공항뉴스에 편집국장으로 있는 한 이 원칙은 계속 고수할 것입니다. 
 
신문 배달하는 발행인, 커피내리는 편집국장
 
여객 7천 만 명을 돌파하고 1억 명 시대를 준비하며 승승장구하던 인천공항과 우리지역의 경제는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저희 신문사도 비켜갈 수 없었고 오히려 그 중심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출국하는 비행기에 신문을 납품하는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영종지역 전체 가정에 신문을 배달하는 지국운영과 인천공항뉴스 발행을 해 온 사업은 크게 위축되었고 기내지 납품사업부는 전원이, 집집마다 신문을 배달하는 지국도 어쩔 수 없는 인원감축을 해야 했습니다.
 
저희 신문도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터널을 지나기 위해 지면을 줄이고, 어느 기간에는 격주발행까지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또 취재기자를 감원해야 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코로나19로 항공사나 지상조업사, 면세점을 비롯해 공항의 소상공인을 위한 대대적인 임대료감면이 시행되었지만 저희 회사는 국제업무단지에 공항공사 소유의 건물을 임차한 중소도매업 유통 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여객터미널 내에 있지 않다는 것 때문에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언론사라는 이유로 정부의 각종 지원정책에서도 빠져 더 큰 시련을 겪었습니다.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고 코로나19 시절을 보내다가 공항공사의 임대료가 부담되어 결국 사무실을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중산동 서당골은 넓은 논이 펼쳐진 그야말로 시골로 주변에 마땅한 식당이 없어 차를 타고 나오거나 배달시켜 식사를 해결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코로나시기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윤전기로 인쇄돼서 나오는 지면신문은 매회 발행할 때마다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해 광고나 구독료가 그만큼의 비용을 상쇄하지 못할 경우에는 그대로 적자가 됩니다. 거기에 사무실 비용과 인건비까지 들어가니 꽤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지면을 줄이기도 하고 격주발행도 했습니다만 오래갈 수 없었습니다. 
 
독자가 없는 신문이야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으니 종이 신문을 발행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고, 온라인신문이야 보도자료 복사해서 그대로 인터넷에 올리면 그만이지만 독자들이 있는 인천공항뉴스는 사정이 달랐습니다. ‘인천공항뉴스를 보려고 일간신문을 구독하고 있는데 신문이 안들어 오면 일간신문을 볼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격주발행이 얼마간 지속되면서 독자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고 류문성 발행인은 한번 더 큰 결심을 하게 됩니다.
 
직접 신문배달을 하면서 인건비를 줄였고 그 인건비 만큼을 신문발행에 쓰도록 했습니다. 밤 10시에 신문사로 나와 여러 가지 배달 준비를 하고 아침 8시까지 영종과 용유 지역을 번갈아 가며 직접 배달을 하고 있습니다. 신문이 발행되지 않는 하루를 빼고 1주일에 6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벌써 1년 6개월이 지났습니다. 제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회사의 재정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저는 지역신문사에서는 받기 힘든 급여를 받고 있습니다. 물론 그 월급이 저의 네 식구가 먹고 살기에는 부족하지만 회사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는 것이 궁핍하면 눈을 다른 곳에도 돌리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기자가 궁해지면 촌지를 받게 되고, 콩고물이 떨어질 생각에 브로커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기사를 쓸 수 없고 그 언론사는 제 역할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을왕리에서 아내가 하고 있는 카페일을 돕습니다. 바닷가에 대형화된 카페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렇게 라도 인건비를 줄여야 가계 살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제 일을 온전히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킨 한 마리가 우리 지역을 건강하게 합니다  
 
많은 언론사가 있지만 인천공항과 지역에서 우리 신문에 제보해야 기사가 나온다고 찾아오고, 연락주는 제보자들이 많습니다. 비유가 지나칠 수 있지만 고대광실에서 종으로 사느니 초가집이라도 주인으로 사는 것이 낫다는 생각입니다.
 
제보가 많아 제때 취재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지만 제보의 내용을 좀 더 꼼꼼하게 살펴보고 일시적인 현상인지 구조적인 문제인지를 들여다봅니다. 그리고 제보자의 제보 배경도 살펴야 합니다. 공익을 위한 것인지 사익을 위한 것인지…. 그 과정은 꽤 품이드는 일이지만 그래야 언론이 이용당하지 않고 제대로 균형 잡힌 기사를 내 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 폰에서 매 순간 쏟아지는 많은 기사들을 볼 수 있지만, 속보에 급급해 선후관계를 생략하고 맥락이 없이 현상만을 얘기하는 기사들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디지털 플렛폼에 밀려 종이신문의 종말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지만 언론의 본질을 이해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얻으려는 독자들이 있는 한 종이신문은 아주 오랫동안 살아남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종이신문 독자들이 다시 많아져야 합니다.       
 
‘인천공항뉴스’라는 제호를 쓰고 있어서인지 어떤 분들은 인천공항에서 크게 후원을 해서 만드는 신문으로 오해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인천공항공사에서 어떤 후원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창간호 특집 광고가 유일한데 올해는 그것도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지난해부터 인천공항뉴스를 유료화해 기존에 일간신문 구독자들에게는 그대로 배달해 드리고 지역내에 금융기관이나 식당, 학원, 병원 등에서는 저희 신문을 몇 십 부씩 구매해 방문하시는 고객들께 나누어 드리고 있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님들께 부탁드립니다. 주위에 종이 신문을 읽으라고 요청해 주세요. 국내에서 발행하는 신문이라면 어느 신문이든 상관없습니다. 한 달에 치킨 한 마리 값입니다. 종이를 넘기면서 세상의 이야기를 알아가고 스마트폰에서는 볼 수 없는 깊이 있는 정보와 관심 밖으로 밀린 다른 분야의 이야기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지역의 소식과 정보를 채운 ‘인천공항뉴스’가 매주 수요일에 같이 배달됩니다.
 
지금보다 더 많은 독자들이 함께해 주신다면 인천공항뉴스는 지역의 건강한 발전과 주민들이 더욱 행복해질 수 있도록 앞만 보고 달릴 수 있습니다. 인천공항과 영종국제도시에서는 공정과 상식이 통하고 누구에게나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도록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낼 수 있습니다.  
 
언론사가 본질을 벗어난 사업을 벌이며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되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저희는 어렵고 힘들더라도 바른길로 뚜벅뚜벅 걸어갈 것입니다.
 
인천공항뉴스 기사를 꼼꼼하게 보시고 모니터를 해 주시는 독자님들과 제보를 해주시는 많은 분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저희를 믿고 흔쾌히 광고를 해 주시고 후원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이 계시기에 아직 다 통과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의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신문의 온전한 발행을 위해 새벽을 깨우며 영종 곳곳을 누비는 류문성 발행인과 회사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임견애 사장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김창근 편집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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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의 코로나19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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