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07-13(월)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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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준의 사진이야기 - 두번째
    사진 구도, 현실의 재현을 넘어 새로운 이미지의 창조로!   기록과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다큐?보도사진이나 실험정신과 창의성의 성취를 추구하는 예술사진은 논외로 하고, 일반인과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지향하는 좋은 사진의 요건은 무엇일까? 단연 구도(composition)라고 말할 수 있다. 제 아무리 좋은 카메라로 선예도와 색감이 뛰어난 사진을 찍었다 해도 매력적인 구도를 취하지 못했다면, 그 사진은 인상적인 평가를 남기기 어렵다.   구도란 프레임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사진 속의 시각적 요소들을 배치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구도는 사진의 토대를 구축하는 일종의 설계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사진이 현실의 재현을 넘어 새로운 이미지의 창조행위로 인정받도록 하는 단초를 제공한다. 필립 퍼킨스는 “사진은 눈으로 보여진 통찰”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그 통찰의 힘은 바로 구도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사실 구도는 천부적인 소질과 느낌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그렇다고 도달하기 힘든 영역도 아니다. 연습과 학습을 통해 얼마든지 좋은 구도를 만드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는 역으로 천부적 소질과 감에만 의존하는 사진가는 높은 수준의 작품세계에 도달하는데 한계가 있고, 사진생활의 즐거움을 지속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구도에 이르는 과정은 섬세하고 세심한 주의력이 요구된다. 구도는 다양한 시각적 요소들을 카메라 프레임 안에 넣거나 빼내는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그런데 이러한 ‘넣고’, ‘빼는’ 행위는 촬영자에게 늘 고민을 안겨준다. 의도된 연출을 하지 않는 한, 눈앞의 시각적 요소들을 인위적으로 없애거나 만들어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프레임 안에 포함시킬 것인지, 아니면 제외시킬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을 뿐이다. 더군다나 좋은 구도를 위해서는 순간 포착을 위한 신속한 판단 능력도 필요하다. 어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는 이미 프레임 안의 시각적 요소에 대한 배치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구도는 사진의 스토리를 구성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사진가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전달하려는 정보를, 그에 적합한 구도로 표현하면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눈에 보여진 원래 장면과 카메라 프레임 안에 구성된 장면은 전혀 다른 모습과 의미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사진은 태생적으로 소통의 도구(media)가 될 운명을 타고 났다는 점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소통을 위해서는 보는 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보편적인 이미지 전달 문법이 필요하다. 그러한 문법을 익히는 것이 바로 ‘좋은 구도 만들기’를 연습하는 과정인 것이다.     그럼 과연 좋은 구도를 위해서는 어떠한 점을 고려해야 할까? 사진을 막 시작하는 사람이나 초보자들에게 유용한 몇가지 연습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시각적 이미지를 조화롭고 균형되게 배치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수직과 수평으로 시각적 요소를 배치하고 촬영하는 연습을 통해 습득할 수 있다. 수평과 수직을 모두 맞추기 힘들 때는 수직을 우선시 한다. 분명한건  수직/수평 맞추기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가장 먼저 습득해야 할 기법이라는 것이다.   둘째, 여백의 활용을 항상 생각하도록 하라. 대개 좋은 사진은 다양한 시각적 요소를 포함한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뺄게 없는 단순한 이미지인 경우가 많다. 욕심은 금물이다. 과감하게 빼고 제거해야 한다. 보여주고 싶은 주제와 이미지에만 집중해야 한다. 나머지 요소들은 굳이 포함시키지 않아도 되는 보조 장치일 뿐이란 걸 명심하자. 셋째, 이번에는 여백을 채우는, 즉 프레임 구석구석을 활용해 보도록 하자. 전봇대, 전선, 간판, 지나가는 사람 등과 같은 일상적 이미지들을 구석구석에 적절히 배치해 이야기가 풍부한 사진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이것은 복잡한 상황에 질서를 부여하는 일이기도 하다. 여기서도 수직과 수평은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틈나는대로 좋은 구도의 사진을 직접 보고 익히는 것이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인터넷을 통해 대가들의 사진을 직접 보고 배우는 것이다. 너무나 유명한 프랑스 사진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의 작품을 예로 들어보자. 브레송은 순간포착에 능한, “결정적 순간”이라는 말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의 작품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세밀한 관찰과 계산을 통해 완벽한 구도로 촬영된 것들이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발레리나 그림으로 유명한 에드가 드가 같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을 참고하는 것도 좋다. 손과 발의 동작, 시선의 처리, 여백의 활용 등 사진 프레임으로 그대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매주 열리는 사진전시회를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굳이 유명한 작가의 전시회가 아니어도 좋다. 모든 전시회의 사진이 좋을 리 없다. 하지만 미흡한 작품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좋은 구도를 배울 수 있다.   이밖에도 좋은 구도를 위한 연습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이미 검증된 3분할의 법칙 같은 기본적인 프레임 활용방식을 먼저 익히는 게 중요하다. 그러고 난 뒤에 자기만의 파격적인 구도를 시도해도 늦지 않다. 모든 창작행위가 그렇듯 사진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야 발전할 수 있다. 사진에도 왕도나 지름길은 없다.   이호준(facebook.com/ighwns, ighwns@hanmail.net)   한양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언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직장을 다니며 취미로 사진 찍기를 즐기고 있다.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에서 2회 수상하고, 세 차례의 개인전과 단체전 3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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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이야기
    2020-06-18
  • 이호준의 사진이야기 - 첫번째
    << 고성능 카메라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모든 국민이 사진가가 되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위의 풍경이나 맛있는 음식, 자신을 찍는 셀카 등 소소한 일상을 담은 사진들이 다양한 카톡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유통되고 있는 이미지의 시대입니다. 특히 디지털 일안 반사식 사진기(DSLR. Digital Single Lens Reflex)는 사진전문가 뿐만 아니라 취미로 사진을 즐기는 일반인들에게 퍼져 국내에 300만대가 넘게 보급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다양한 사진전문 잡지나 사이트가 있지만 대부분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내용으로 아마추어들은 생소한 용어부터 높은 벽을 실감합니다. 기기의 대중화에 발맞추어 사진을 조금더 쉽게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 입니다.   인천공항뉴스에서는 전문가만이 누렸던 사진의 세계를 더욱 쉽게 접근하고 이해 할 수 있도록 아마추어의 시각에서 사진이야기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글을 써 주시는 이호준 사진가는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언론학 박사로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무원으로 재직중이며 아마추어 사진가로 활발하게 활동중입니다. 갯벌의 풍경을 찾아 영종도와 장봉도 등 우리지역을 자주 찾는 사진가는 앞으로 글을 통해 독자들의 사진에 대한 이해폭을 넓혀 줄 것입니다. 원고를 기고해 주신 이호준 사진가님께 감사드립니다. (편집자 주) >>   이호준의 사진이야기 - 첫 번째 사진 노출, 트라이앵글 법칙 이해하기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어려운 조작 없이 사진 촬영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복잡한 기능을 지닌 DSLR 카메라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간단한 설정만으로 전문가 못지않게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필름에서 디지털 이미지 센서로 기록 매체가 바뀌었을 뿐, 사진이 ‘찍히는’ 과정은 여전히 같은 원리를 따르고 있다.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사진생활의 지속성 여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생의 동반자처럼 두고두고 사진생활을 즐기기 위한 사람이라면 사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진을 ‘빛의 예술’,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라고 말하곤 한다. 이 말은 빛이 없으면 사진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은 ‘빛으로 사물을 감지하고 렌즈를 거쳐 필름 또는 이미지 센서에 피사체의 형상과 색상을 구현’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따라서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빛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빛의 양인데, 카메라로 들어오는 광량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노출이라고 부른다. 바로 이 노출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것에서부터 사진생활이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좋은 사진은 적정한 노출로 촬영된 결과물을 일컫는다. 그러면 과연 적정 노출은 어떻게 측정하고 조절하는가? 카메라는 기본적으로 노출을 조절하는 여러 장치로 구성되어 있는데, 셔터, 조리개, ISO가 그것이다. 이 셋을 조합해 적정한 노출 상황을 만들어 촬영하는 것이다. 일종의 ‘트라이앵글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세 요소는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지만 모두 노출에 관여된다는 점에서 서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셔터 속도는 빛이 카메라에 들어오는 시간을 조절한다. 카메라에 표시된 숫자가 클수록 셔터 속도는 빨라지고 그만큼 빛은 적게 들어온다. 조리개는 카메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한다. 역시 숫자가 클수록 빛은 적게 들어온다. 이처럼 숫자가 클수록 카메라 내부로 들어오는 광량이 적어지는 것은, 카메라에 표시된 셔터 속도는 원래 분수지만 편의상 분모에 해당되는 숫자로 표시하기 때문이고, 조리개 수치(F)는 초점거리를 조리개의 지름으로 나눈 값으로 숫자가 커질수록 빛이 들어오는 렌즈의 구경이 좁아져서 빛이 적게 들어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ISO는 카메라가 받아들이는 빛의 민감도를 조절하는 장치다. 필름 카메라는 화학물질을 이용해 필름의 빛의 민감도를 조절하고, 디지털 카메라는 전자 장치를 이용해 빛을 증폭해 민감도를 조절한다.   그런데 요즘 디지털 카메라는 촬영 전에 자동이나 프로그램 모드로 설정하면, 카메라 스스로 셔터 속도, 조리개, ISO 수치를 적절히 조합해 적정한 노출값을 구해 자동으로 촬영한다. 그러면 물을 것이다. 이렇게 카메라가 모든 걸 알아서 해주는 데 굳이 트라이앵글 법칙을 알아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말이다. 이에 대해, 세 가지 장치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기능 말고도 사진의 표현력과 관련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다. 셔터 속도는 피사체의 움직임을 표현하는데 관여한다. 달리는 자동차를 멈춰있는 것처럼 선명하게 찍기 위해서는 사전에 셔터 속도를 매우 빠르게 설정해야 한다. 뒷배경은 흐릿하지만 인물은 또렷하게 찍고자 할 때는 조리개를 최대한 개방해야 한다. 이처럼 조리개는 사진에서 초점이 선명하게 맞춰지는 범위를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사진용어로 심도라고 부른다. 그리고 셔터 속도와 조리개만으로 광량의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즉 어두운 실내처럼 빛의 양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사진을 찍고 싶으면, ISO값을 높여 인위적으로 광량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ISO값을 높이면 이미지가 거칠게 표현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문제는 이 세 장치를 주변의 노출 상황과 촬영자의 의도에 맞게 적절히 조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 중 하나를 조정하면 다른 하나 또는 두 가지를 동시에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날아가는 비행기를 멈춘 것처럼 찍기 위해서는 매우 빠른 셔터 속도가 필요한데, 그러면 노출이 부족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조리개를 좀 더 개방하거나 ISO값을 높여 부족한 광량을 보충해줘야 하는 것이다. 또 연인의 얼굴만 강조하고 뒷배경을 날리고 싶으면 조리개를 충분히 개방해야 하는데, 이때는 과다 노출이 될 수 있다. 이럴 때는 셔터 속도를 빠르게 해서 광량을 줄여줘야 한다. 이렇게 동작의 강조 또는 배경화면의 처리 등 촬영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에 따라 셔터 속도나 조리개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결국 사진의 표현력과 창의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설령 고성능의 자동 노출 기능이 장착된 디지털 카메라가 대세인 시대에 사진노출의 트라이앵글 법칙을 모른다 해도, 사진을 찍는데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촬영자가 사진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싶거나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다면 노출 메커니즘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지나칠 수 없는 필수 과정이다. 어느 날 갑자기 카메라를 들고 피사체를 응시할 때 셔터, 조리개, ISO의 수치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면, 그날이 바로 초보 사진가를 졸업하는 날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호준 사진가(facebook.com/ighwns, ighwns@hanmail.net)   작가소개 : 한양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언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직장을 다니며 취미로 사진 찍기를 즐기고 있다.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에서 2회 수상하고, 세 차례의 개인전과 단체전 3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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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이야기
    2020-06-03
  • 김주희의 영화이야기 '사냥의 시간'
    코로나 19에 쫓긴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에 의해 구원되다?                                               <사냥의 시간>(2020)은 2월 26일에 극장 개봉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해 극장 상영이 전면 취소되면서 우여곡절 끝에 4월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다.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되기까지의 과정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받은 한국영화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한국영화산업에서의 넷플릭스의 위상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 사건이다.   이 영화는 <파수꾼>(2011)을 연출한 윤성현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윤성현 감독은 독립영화인 <파수꾼>으로 2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파수꾼>으로 윤 감독은 청룡영화상에서 신인 감독상을, 이제훈은 신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사냥의 시간>은 이 둘이 다시 만나면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필자에게 이 영화는 다른 방식으로 시선을 끌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영화 개봉이 취소되자,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인 리틀빅픽쳐스가 모든 판권을 넷플릭스에 팔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개봉을 미룰 수 없는 상황에서 영화도 개봉하고, 영화 제작비라도 회수 할 방법을 찾았던 것이다.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로부터 투자받지 않은 한국영화가 극장 개봉 없이 바로 넷플릭스로 간 첫 사례이다 (연합뉴스, 조재영, 2020. 3. 23). 이로써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2017) 이후로 다시 한 번 한국영화산업에 개입했다. 당시에는 5천만불의 제작비를 제공하면서도 봉준호 감독의 창의성을 보장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한국 주요 영화관들의 <옥자> 상영 거부는 많은 논란을 야기했다. 반면, 이번에는 넷플릭스가 투자배급사에게는 구원 투수와 같은 역할을 한 셈이다.   <사냥의 시간>은 IMF 시대에 출구가 없는 젊은이 4명의 이야기이다. 불법 도박장을 털어 해외에서의 새 삶을 꿈꾸지만, 추격자에게 쫓기는 줄거리다. 예고편을 본 후에는 영화를 보고 싶지 않았다. 단지 또 하나의 잔인한 폭력물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시각적인 잔인성보다는 숨을 조여오는 듯한 긴박감에 무게를 두면서 기존의 유사한 영화와 차별된다. 새로운 시도로 보여진다. 그러나, 영화에 잔인한 장면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안심도 되면서 긴박감도 떨어졌다. 뿐만아니라 이야기의 논리 전개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에 판매된 후 리틀빅픽쳐스와 이 영화의 해외 판매를 맡고 있던 콘텐츠판다간의 소송사건은 또 한번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콘텐츠판다는 약 30여 국가에 <사냥의 시간>을 판매했지만 리틀빅픽쳐스가 계약해지를 통보하자 소송을 냈다. 비록 양사의 합의로 잘 해결되어 넷플릭스에서 <사냥의 시간>을 볼 수 있지만, 이 사건은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제작비 회수를 위한 급한 마음은 잘 알겠지만, 상생의 정신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극장은 여전히 영화 개봉의 중요한 창구이며, 해외 협력사와 협력도 중요하다.   <사냥의 시간>의 개봉과정은 코로나19 라는 생각지 못했던 재난 앞에 영화계가 무방비였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울러 영화관에 가기 쉽지 않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현실에서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영화 개봉의 또 하나의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영화는 반드시 영화관에서만 상영 또는 관람해야 한다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와 같이 비대면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장려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코로나 19사태가 빨리 진정되지 않는 한 넷플릭스로 직행하는 영화가 많아질 수 있다. 극장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는 적대적인 관계를 청산하고 상생의 길을 모색할 때이다.  < 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  
    • 문화
    • 영화이야기
    2020-05-26
  • 김주희의 영화이야기 '컨테이전'
    코로나19와 ‘컨테이젼’     2주 전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 발생이후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영화 <감기>(2013)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번에는 <컨테이젼>(2011) 영화가 개봉 당시에는 흥행에 실패한 반면, 안방극장에서는 관객의 선택을 받은 이유를 살펴보겠다. 이 영화의 흥행 비결은, <감기>와 달리 영화지만 내용이 상당히 현실적이면서도 보편적이라는 점이다. 특히,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대면 접촉과 손을 통해 감염된다는 점에서 현재의 COVID-19 상황과 유사한 점이 많다. 더 나아가 영화를 보면서 관객이 현재 처한 상황과 공감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작가인 스콧 번스는 WHO를 비롯한 바이러스 전문가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BBC News, 코리아, 2020, 3. 24).   <컨테이젼>은 크게 네 가지 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국 관객이 이러한 주요 부분에 쉽게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 같다. 첫째는 베스(귀네스 펠트로)가 홍콩 출장 후 미국으로 돌아와서 갑자기 사망한 후, 변화된 그녀 가족의 상황과 일상이다(사회적 거리두기와 손 소독하기 등). 둘째는 이 바이러스에 대한 미국 질병통제센터의 대처이다. COVID-19로 인해 우리는 질병통제센터가 무슨일을 하는 곳인지 알고 있다. 베스 죽음의 원인과 그녀와의 접촉자를 조사하기 위해 미어스 박사(케이트 윈슬럿)를 미네소타로 파견한다. 그리고 백신 개발을 위해 노력한다. 셋째는 WHO의 최초 원인 규명 노력이다. WHO는 최초 감염원 및 감염자를 찾기 위해 박사를 홍콩으로 급파한다. 미국 질병통제센터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국가와 협력한다. 현재의 WHO가 하는 일과 겹쳐진다. 넷째는 이러한 혼란을 틈타 가짜 뉴스 제공을 통해 개인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블로거와 이러한 거짓 정보의 위험성이다. 앨런 크림워드(주드 로)는 개나리가 바이러스 치료에 약효가 있다는 거짓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폭동을 일으킨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가짜 뉴스와 거짓 정보의 엄청난 위험성과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즉, 인포데믹 (infodemic)의 현상을 미리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DAY 2라는 글자와 함께 미국, 홍콩, 런던에서의 동시 다발적인 급작스런 죽음들과 함께 시작되며, DAY 1이라는 글자와 함께 끝난다. 특히, 영화 마지막 무렵에 보여주는 바이러스 발생 경로는 우리에게 대기업에 의한 자연훼손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아쉬운 점은 영화적 상상이긴 하지만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 (박쥐+돼지)을 7일 만에 발견하고, 12일 만에 배양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 영화가 현실적인 면을 부각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이점은 아쉽다. 더군다나 바이러스 발생 29일째 백신을 찾아내고 약 4개월 만에 일반인에게 추첨을 해 공급하는데 이점도 매우 비현실적이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지 3개월이 지나도록 바이러스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따라서 현재는 어떤 백신도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백신 발견 및 생산과정의 어려움 그리고 생산된 백신의 배분 문제도 매우 중요함을 일깨워 주었다.   이 영화는 대면 접촉과 손을 통한 감염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사회적 거리 두기와 손 씻기 등을 강조한다. 바로 이러한 내용과 앞에서 언급한 줄거리 구성이 현재의 상황과 공감대를 이루면서 관객의 호응을 이끌었다고 판단된다.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며, 그들만의 문제도 아니고, 전 인류 공동의 문제라는 인식이 이번에 생겼으리라 기대한다.   < 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
    • 문화
    • 영화이야기
    2020-05-06
  • 김주희의 영화이야기 '감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9(COVID-19) 환자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이후로 영화 <감기>(2013)와 <컨테이젼>(2011)이 안방극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두 영화 모두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가져온 재난적인 상황을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두 영화의 이야기 전개 구조는 사뭇 다르다. 또한 극장에서 두 영화에 대한 한국 관객의 반응도 매우 달랐다. <감기>가 약 312만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 모은 반면, <컨테이젼>은 22만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하지만, 뉴스엔 기사에 따르면 <컨테이젼>은 IPTV를 기준으로 3월 15일 유료시청객이 극장 관객 22만명을 넘어섰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을까? 이번에는 먼저 <감기>를 논의하고 다음에는 <컨테이젼>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감기>는 <컨테이젼>보다 영화적인 요소에 충실하고 한국인에게 호소력을 가진 영화다. <감기>는 김성수 감독의 작품으로 치사율 100%의 치명적인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우리나라 경기도 분당에만 퍼진 이야기이다. <감기>는 영화 초반부터 이 바이러스에 대한 해결책을 암시해 주고 시작한다.   이 영화는 두 명의 주인공, 소방대원 강지구(장혁)와 감염내과 전문의 김인혜(수지), 그리고 이 둘을 이어주는 김인혜 딸(박민하)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감기>는 재앙수준의 재난 발생 상황에서 구조대원의 의무를 다하려는 남자 주인공과 딸에 대한 미안함과 애정으로 감염된 딸을 살리려는 엄마이자 여의사의 의지를 보여준다. 반면에, 미숙하면서도 무력에 기초한 정부의 대응, 정치인의 무지와 오만, 초기에 미국에 대한 굴종적 태도를 묘사하면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다. 아울러 분당 폐쇄조치 후의 시민의 공포와 혼란을 보여준다. 현재의 상황과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강지구가 특별한 보호장구 없이 이야기 끝까지 병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점과 수많은 시체가 불타고 있는 속에서 미르를 찾아내는 과정은 영화적 상상이라도 해도 좀 지나치다. 더군다나 감염된 사망자 속에서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있었는데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점은 더욱 놀랍다. 한편, 영화 절정의 장면에서 김인혜의 딸 미르가 엄마를 보호하는 장면은 가슴이 뭉클하다. 한국 특유의 가족애를 강조한 모녀간의 사랑을 보여준다. 그러나 왠지 이 장면은 <부산행>(2016)의 마지막 장면과 많은 부분에서 겹쳐진다. 아버지와 딸, 임산부가 중심이 된 <부산행>과 같이 가족애를 강조하면서 눈물샘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전염병이라는 새로운 재난영화이자, 모녀의 끈끈한 정에 대한 호소, 강지구라는 소방대원의 헌신, 한국적 특수상황, 그리고 분당 폐쇄라는 극단적인 조치, 그 속에서의 비감염자와 감염자에 대한 인권 유린 등의 요소가 흥행에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영화 <컨테이젼>은 보다 현실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감기>보다 2년 앞선 2011년에 스티븐 소더버그가 감독한 작품이다. 해외에서 입국한 환자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하고, 이와 유사한 상황이 전 세계에서 발생한다. 이 영화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세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우리가 글로벌 사회에 살고 있음을 절실히 깨닫게 한다. 한 나라의 바이러스 감염이 단지 그 나라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영화 속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고 예방을 위해선 손씻기가 중요하다는 점 등 많은 면에서 현재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연상시킨다.  한국에서 <감기>가 성공한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다양해 보인다. <컨테이젼>이 다시 관객의 선택을 받은 이유는 다음 글에서 다루겠다.   <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 문화
    • 영화이야기
    2020-04-22
  • 김주희의 영화이야기 '신문기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이 올해 오스카 시상식에서 4관왕을 받으면서 국내외적으로 시선을 끌었다. 반면에 한국 영화배우 심은경이 올해 일본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일본영화 <신문기자>(2019)는 국내에서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이 영화는 영화제목을 들었을 때 여러분이 상상하는 영화 이상의 영화다. 필자도 처음에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고발영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이상을 담고 있다.     <신문기자>는 도쿄 신문 사회부 기자 모치즈키 이소코가 쓴 동명 저서(논픽션)을 영화화했다. 그녀는 사학 스캔들 등 아베정권의 다양한 의혹을 조사한 기자다. 심은경은 영화속에서 토우토 신문의 사회부 기자인 요시오카 에리카 역을 맡았다. <신문기자>는 현재의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을 보여주며, 작금의 언론 또는 기자의 역할에 대한 강한 의문을 던진다. 일본의 언론 현실과 한국 언론 상황의 유사성을 발견하면서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또한 정권유지를 위해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정권의 불법 활동(민간인 사찰, 댓글 공작, 가짜 뉴스 살포)은 국가별로 차이가 없음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영화 속의 에리카는 신문사에 익명으로 제보된 내각부가 인가한 신설 대학 건을 조사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이 지면 신문을 읽지 않은 젊은 세대이자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중앙일보, 나원정 기자, 2019. 10. 15) 그는 어떻게 하면 자신과 같은 젊은이들이 이 영화에 관심을 갖고, 영화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씨네플레이, 성찬일 기자, 2019. 10. 16). 그 결과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은 내각정보조사실에 근무하는 스기하라 타쿠미 (마츠자카 토리)를 영화 속에 작위적으로 탄생시켰다. 그의 삶과 그의 주변 인물과의 관계 (가족, 전/현직 직장 상사, 에리카)에 초점을 맞추면서  자신의 신념 또는 윤리와 조직에 대한 충성(조직의 압력)과의 사이에서 고민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갓 태어난 딸을 볼모로 한 상사의 협박 속에서 내가 스기하라와 같은 처지에 처해진다면 어떤 행동을 취할 수 있을까? 그의 고민이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진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비난하기 어렵다.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의 전략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영화 속에서의 심은경은 잘 녹아들어 있었다. 아마 심은경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면 어쩌면 그가 한국배우라는 사실을 몰랐을 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래서 일본 아카데미에서도 심은경에게 여우주연상을 주었을 것이다. 한국영화와 달리 기승전결이 그리 뚜렷하지 않고, 감정 표현이 절제된 일본영화에서 심은경의 연기는 훌륭했다. 아마 한국 관객의 입장에서는 클라이맥스가 없는 밋밋한 영화라고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주인공의 연기 속에서 그들의 고뇌를 역력히 읽을 수 있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서 멋진 연기를 보여준 심은경 배우에게 찬사를 보낸다. 심은경 배우의 일본 아카데미에서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경색된 한일 관계 속에서도 문화의 힘은 살아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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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이야기
    2020-04-02
  • 김주희의 영화이야기 '82년생 김지영'
      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영화 <82년생 김지영>(2019)은 조남주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이 책은 2017년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으며 그 해 젠더 문제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하지만 필자는 이 책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 <82년생 김지영>를 보고는 책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먼저, 이 글의 목적은 현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남녀 간의 혐오를 부추기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님을 분명하게 밝힌다. 오히려 이 영화를 통해 알게 된, 같은 여자로서 내가 몰랐던 여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3살 먹은 딸을 기르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30대 전업주부를 통해 한국에서의 여성의 삶을 그린 영화다. 외부에서 볼 때 아무문제가 없어 보이는 화목한 가정의 주인공 김지영(정유미 분)은 마음의 병을 갖고 있다. 그녀가 가진 마음의 병은 어쩌면 오래전부터 꾹꾹 눌러오고 참아왔던, 그 누구에게도 풀 수 없던 무언가가(응어리가) 폭발하면서 생긴 병일지도 모른다. 딸을 위해 직장을 포기하고 육아를 하면서 겪는 육체적, 심리적 고통에, 전업주부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더해지면서 그녀의 일상이 무너지고 있었다.     나보다 한참어린 영화 속 주인공 김지영의 아픔, 불안, 고민, 좌절 등이 가슴에 와 닿았다. 자신의 꿈을 포기한 후에 그녀가 느끼는 심리적 좌절, 사회와의 단절감, 외로움 등이 뼈 속까지 느껴졌다. 더군다나 전업주부에 대한 부당한 편견과 가족을 위한 그녀의 희생과 노력이 당연시 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녀가 느꼈을 억울함, 배신감 및 소외감 등이 고스란히 나에게 전달되었다. 그에 더해서 친가와 시가 및 직장 내에서의 남녀차별까지, 한국에서 여성으로서의 삶이 어떤지에 대한 깨달음을 주었다. 비록 이러한 상황이 모든 여성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마음의 병을 통해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를 깨달았다. 역시 영화라는 매체의 힘은 대단하다고 여겨진다.    이 영화는 자녀도 없고, 따라서 육아를 해 본적도, 시댁도 경험해 보지 않았던 필자에게도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친구의 딸이 산후우울증이 심하다고 했을 때도 산후우울증이 무섭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공감하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부분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초점을 단순히 주인공 김지영이 산후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몰고 갈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오히려, 그녀가 느끼는 무력감, 자신감과 자존감의 하락이 경력 단절 여성으로 50대에 직장을 찾고 있던 필자가 느끼는 감정과 너무나도 닮아 있음에 놀랐다. 솔직히 영화 속 김지영도 필자 나이에 이르러 느낄 유사한 감정에 대해선 아직 모르고 있을 것이다.         <82년생 김지영>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들-낮은 출산율 (2019년 상반기 기준-0.98명), 아빠 육아 휴직의 어려움, 남녀 간 임금 격차, 두꺼운 유리 천장-에 대한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BBC 뉴스 (2019, 2, 23)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2018년 OECD 국가 중에서 남녀 간 임금격차가 가장 크다고 한다. 과거에 비해 양성평등이 많이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정 및 직장(조직) 내에서의 젠더에 의한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그러한 문화를 당연시 여기는 사회적 문화와 분위기 등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야 해야 할 대목이다. 이 글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 시대를 살고 있는 많은 여성들이 여성이 마주한 현실과 상황에 대한 인식이 나처럼 부족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처해진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 부분을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사진 - (주)봄바람영화사      
    • 문화
    • 영화이야기
    2020-03-17

실시간 문화 기사

  • 이호준의 사진 이야기 - 세번째
    프로 사진가들이 입문자들에게 많이 하는 조언 중 하나는 "유명 출사지로 우르르 몰려다니지 말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남들이 다 찍는 똑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재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맞는 얘기다. 그럼에도 나는 유명 출사지 촬영을 적극 권유하고 싶다. 그것은 사진의 즐거움을 체득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여행의 즐거움과 같은 취미를 공유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기쁨을 만끽하는 것은 사진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사진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름다운 장면을 소유하고 친구들에게 멋진 풍경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을 갖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위 ‘찍으면 그림이 되는’ 유명 출사지를 찾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굳이 멘토들의 조언을 되새기지 않더라도, 사진의 재미에 푹 빠져 유명 출사지를 부지런히 쫓아다니다 보면, 어느 순간 공허함이 밀려올 때가 있다. 일종의 식상함이다. 그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진생활에 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이때를 잘 넘기는 것이다.   유명 출사지에 식상함을 느꼈다는 것은 단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볼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복제하는 것을 넘어, 본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욕구가 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유명 출사지를 벗어날 때가 왔다. 사진가 사울 라이터는 “모든 게 사진”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은 찍을 게 도처에 널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사진은 특정 장소, 유명 출사지에서만 찍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라 촬영자의 시각이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평범한 사물과 풍경일지라도, 자기만의 시각으로 얼마든지 멋진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럼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나만의 포인트’를 개척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비밀스런 장소나 숨겨진 비경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홀로 충분히 시간을 갖고 피사체에 다가가 사진 생각으로 충만해질 수 있는 곳 말한다.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다. 당신이 살고 있는 동네의 산이나 시내, 골목길 같은 곳이어도 좋다. 원래 신비로운 일들은 친숙한 장소에서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러한 곳은 조금만 개척정신을 발휘하면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이왕이면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곳이 좋다. 대중교통은 정확한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이동하는 동안 다른 데 신경쓰지 않고 사진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굳이 비행기를 타거나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집에서 반나절 안에 돌아올 수 있는 곳에 자신의 노천 스튜디오를 차리고, 시간날 때마다 들러보자. 나머지 반나절은 찍어온 사진을 바라보며, 촬영 당시의 상황과 분위기를 복기하며 자신의 시각이 제대로 관철됐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러한 촬영과 복기의 과정을 무한히 반복하는게 사진의 실체다. 그러한 사진생활이 지치거나 싫증나지 않게 나만의 포인트가 도와줄 것이다.    이왕이면 몇 군데 정해 놓고 번갈아 가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한군데만 너무 집중하면 창의력의 빈곤감이 쉬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찍을 게 없다 느껴지면 지체 없이 다음 포인트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러다 한참 후 다시 가보면 전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이 불현듯 나타날 수 있다. 그렇게 몇군데 포인트를 정해놓고 온전히 집중해보라. 분명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모름지기 인생샷은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좋은 포인트와 나쁜 출사지가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 촬영자의 의도에 부합되거나 그렇지 않은 장소가 존재할 뿐이다. 자신의 시각과 의도를 충족시켜줄 포인트를 찾아내 최선을 다해 촬영에 임해보도록 하자. 그러면 뮤즈가 당신을 찾아올 것이다. 뮤즈는 모름지기 열심히 작업하는 예술가를 선호하며 우리가 최선을 다해 작업하고 있을 때 그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호준(facebook.com/ighwns, ighwns@hanmail.net)   한양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언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직장을 다니며 취미로 사진 찍기를 즐기고 있다.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에서 2회 수상하고, 세 차례의 개인전과 단체전 3회를 개최했다.
    • 문화
    • 사진이야기
    2020-07-08
  • 인천 중구, 온라인으로 즐기는 렉쳐콘서트 진행
    - 24일, ‘인천개항장 근대음악살롱’프로그램 온라인 중계 인천 중구는 6월 24일부터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에 인천개항장 근대음악살롱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선보인다.   인천 중구는 24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인천개항장 근대음악살롱’ 프로그램을 온라인 생중계로 선보인다. 1883년 개항 이후의 중구의 근대와 관련된 역사, 문화, 건축, 사진을 근대음악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렉쳐콘서트인 이번 프로그램은 인천 중구문화원이 주관하고 인천콘서트챔버가 협력하는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운영되며, ‘갈림길의 역사, 인천 중구 근대와 마주하다’라는 주제로 6월 24일부터 10월 28일까지 열린다. 렉쳐콘서트란 기존의 단순한 공연에서 벗어나 강연이나 해설과 연주가 함께 어우러지는 복합형 장르로 최근 인문학콘서트, 토크콘서트 등을 통해 많이 시도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2020년 문화가 있는 날 지자체 자유기획 프로그램 운영 공모사업’에 선정되었고, 문화가 있는 날을 통해서 지역 내 생활 밀착형 문화시설을 거점으로 지역의 문화예술가와 주민들이 체험과 공연을 통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당초 인천역 앞 개항장의 아름다운 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항미단길의 공방과 장인들과 함께 하며 항구도시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지역주민과 함께 만드는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으로 운영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항미단길 및 공방 소개를 온라인 영상으로 대체해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구는 이번 공연은 ‘역사가가 들려주는 근대 음악’ 이라는 주제로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애국가 모음곡, 독립군가 모음곡과 같은 민족정신이 담겨 있는 우리의 근대 서양 음악을 역사가의 해설과 함께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인천개항장 근대음악살롱’ 프로그램은 전용 유튜브 채널을 통해 누구나 구독 및 시청할 수 있으며, 자세한 프로그램 안내 및 유튜브 채널 공지는 전용 블로그(http://blog.naver.com/modern_musicc)를 통해서 제공된다.
    • 문화
    • 전시 및 공연
    2020-06-24
  • 이호준의 사진이야기 - 두번째
    사진 구도, 현실의 재현을 넘어 새로운 이미지의 창조로!   기록과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다큐?보도사진이나 실험정신과 창의성의 성취를 추구하는 예술사진은 논외로 하고, 일반인과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지향하는 좋은 사진의 요건은 무엇일까? 단연 구도(composition)라고 말할 수 있다. 제 아무리 좋은 카메라로 선예도와 색감이 뛰어난 사진을 찍었다 해도 매력적인 구도를 취하지 못했다면, 그 사진은 인상적인 평가를 남기기 어렵다.   구도란 프레임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사진 속의 시각적 요소들을 배치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구도는 사진의 토대를 구축하는 일종의 설계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사진이 현실의 재현을 넘어 새로운 이미지의 창조행위로 인정받도록 하는 단초를 제공한다. 필립 퍼킨스는 “사진은 눈으로 보여진 통찰”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그 통찰의 힘은 바로 구도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사실 구도는 천부적인 소질과 느낌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그렇다고 도달하기 힘든 영역도 아니다. 연습과 학습을 통해 얼마든지 좋은 구도를 만드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는 역으로 천부적 소질과 감에만 의존하는 사진가는 높은 수준의 작품세계에 도달하는데 한계가 있고, 사진생활의 즐거움을 지속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구도에 이르는 과정은 섬세하고 세심한 주의력이 요구된다. 구도는 다양한 시각적 요소들을 카메라 프레임 안에 넣거나 빼내는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그런데 이러한 ‘넣고’, ‘빼는’ 행위는 촬영자에게 늘 고민을 안겨준다. 의도된 연출을 하지 않는 한, 눈앞의 시각적 요소들을 인위적으로 없애거나 만들어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프레임 안에 포함시킬 것인지, 아니면 제외시킬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을 뿐이다. 더군다나 좋은 구도를 위해서는 순간 포착을 위한 신속한 판단 능력도 필요하다. 어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는 이미 프레임 안의 시각적 요소에 대한 배치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구도는 사진의 스토리를 구성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사진가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전달하려는 정보를, 그에 적합한 구도로 표현하면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눈에 보여진 원래 장면과 카메라 프레임 안에 구성된 장면은 전혀 다른 모습과 의미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사진은 태생적으로 소통의 도구(media)가 될 운명을 타고 났다는 점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소통을 위해서는 보는 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보편적인 이미지 전달 문법이 필요하다. 그러한 문법을 익히는 것이 바로 ‘좋은 구도 만들기’를 연습하는 과정인 것이다.     그럼 과연 좋은 구도를 위해서는 어떠한 점을 고려해야 할까? 사진을 막 시작하는 사람이나 초보자들에게 유용한 몇가지 연습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시각적 이미지를 조화롭고 균형되게 배치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수직과 수평으로 시각적 요소를 배치하고 촬영하는 연습을 통해 습득할 수 있다. 수평과 수직을 모두 맞추기 힘들 때는 수직을 우선시 한다. 분명한건  수직/수평 맞추기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가장 먼저 습득해야 할 기법이라는 것이다.   둘째, 여백의 활용을 항상 생각하도록 하라. 대개 좋은 사진은 다양한 시각적 요소를 포함한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뺄게 없는 단순한 이미지인 경우가 많다. 욕심은 금물이다. 과감하게 빼고 제거해야 한다. 보여주고 싶은 주제와 이미지에만 집중해야 한다. 나머지 요소들은 굳이 포함시키지 않아도 되는 보조 장치일 뿐이란 걸 명심하자. 셋째, 이번에는 여백을 채우는, 즉 프레임 구석구석을 활용해 보도록 하자. 전봇대, 전선, 간판, 지나가는 사람 등과 같은 일상적 이미지들을 구석구석에 적절히 배치해 이야기가 풍부한 사진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이것은 복잡한 상황에 질서를 부여하는 일이기도 하다. 여기서도 수직과 수평은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틈나는대로 좋은 구도의 사진을 직접 보고 익히는 것이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인터넷을 통해 대가들의 사진을 직접 보고 배우는 것이다. 너무나 유명한 프랑스 사진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의 작품을 예로 들어보자. 브레송은 순간포착에 능한, “결정적 순간”이라는 말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의 작품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세밀한 관찰과 계산을 통해 완벽한 구도로 촬영된 것들이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발레리나 그림으로 유명한 에드가 드가 같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을 참고하는 것도 좋다. 손과 발의 동작, 시선의 처리, 여백의 활용 등 사진 프레임으로 그대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매주 열리는 사진전시회를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굳이 유명한 작가의 전시회가 아니어도 좋다. 모든 전시회의 사진이 좋을 리 없다. 하지만 미흡한 작품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좋은 구도를 배울 수 있다.   이밖에도 좋은 구도를 위한 연습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이미 검증된 3분할의 법칙 같은 기본적인 프레임 활용방식을 먼저 익히는 게 중요하다. 그러고 난 뒤에 자기만의 파격적인 구도를 시도해도 늦지 않다. 모든 창작행위가 그렇듯 사진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야 발전할 수 있다. 사진에도 왕도나 지름길은 없다.   이호준(facebook.com/ighwns, ighwns@hanmail.net)   한양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언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직장을 다니며 취미로 사진 찍기를 즐기고 있다.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에서 2회 수상하고, 세 차례의 개인전과 단체전 3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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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6-18
  • 이호준의 사진이야기 - 첫번째
    << 고성능 카메라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모든 국민이 사진가가 되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위의 풍경이나 맛있는 음식, 자신을 찍는 셀카 등 소소한 일상을 담은 사진들이 다양한 카톡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유통되고 있는 이미지의 시대입니다. 특히 디지털 일안 반사식 사진기(DSLR. Digital Single Lens Reflex)는 사진전문가 뿐만 아니라 취미로 사진을 즐기는 일반인들에게 퍼져 국내에 300만대가 넘게 보급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다양한 사진전문 잡지나 사이트가 있지만 대부분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내용으로 아마추어들은 생소한 용어부터 높은 벽을 실감합니다. 기기의 대중화에 발맞추어 사진을 조금더 쉽게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 입니다.   인천공항뉴스에서는 전문가만이 누렸던 사진의 세계를 더욱 쉽게 접근하고 이해 할 수 있도록 아마추어의 시각에서 사진이야기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글을 써 주시는 이호준 사진가는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언론학 박사로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무원으로 재직중이며 아마추어 사진가로 활발하게 활동중입니다. 갯벌의 풍경을 찾아 영종도와 장봉도 등 우리지역을 자주 찾는 사진가는 앞으로 글을 통해 독자들의 사진에 대한 이해폭을 넓혀 줄 것입니다. 원고를 기고해 주신 이호준 사진가님께 감사드립니다. (편집자 주) >>   이호준의 사진이야기 - 첫 번째 사진 노출, 트라이앵글 법칙 이해하기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어려운 조작 없이 사진 촬영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복잡한 기능을 지닌 DSLR 카메라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간단한 설정만으로 전문가 못지않게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필름에서 디지털 이미지 센서로 기록 매체가 바뀌었을 뿐, 사진이 ‘찍히는’ 과정은 여전히 같은 원리를 따르고 있다.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사진생활의 지속성 여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생의 동반자처럼 두고두고 사진생활을 즐기기 위한 사람이라면 사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진을 ‘빛의 예술’,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라고 말하곤 한다. 이 말은 빛이 없으면 사진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은 ‘빛으로 사물을 감지하고 렌즈를 거쳐 필름 또는 이미지 센서에 피사체의 형상과 색상을 구현’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따라서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빛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빛의 양인데, 카메라로 들어오는 광량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노출이라고 부른다. 바로 이 노출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것에서부터 사진생활이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좋은 사진은 적정한 노출로 촬영된 결과물을 일컫는다. 그러면 과연 적정 노출은 어떻게 측정하고 조절하는가? 카메라는 기본적으로 노출을 조절하는 여러 장치로 구성되어 있는데, 셔터, 조리개, ISO가 그것이다. 이 셋을 조합해 적정한 노출 상황을 만들어 촬영하는 것이다. 일종의 ‘트라이앵글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세 요소는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지만 모두 노출에 관여된다는 점에서 서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셔터 속도는 빛이 카메라에 들어오는 시간을 조절한다. 카메라에 표시된 숫자가 클수록 셔터 속도는 빨라지고 그만큼 빛은 적게 들어온다. 조리개는 카메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한다. 역시 숫자가 클수록 빛은 적게 들어온다. 이처럼 숫자가 클수록 카메라 내부로 들어오는 광량이 적어지는 것은, 카메라에 표시된 셔터 속도는 원래 분수지만 편의상 분모에 해당되는 숫자로 표시하기 때문이고, 조리개 수치(F)는 초점거리를 조리개의 지름으로 나눈 값으로 숫자가 커질수록 빛이 들어오는 렌즈의 구경이 좁아져서 빛이 적게 들어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ISO는 카메라가 받아들이는 빛의 민감도를 조절하는 장치다. 필름 카메라는 화학물질을 이용해 필름의 빛의 민감도를 조절하고, 디지털 카메라는 전자 장치를 이용해 빛을 증폭해 민감도를 조절한다.   그런데 요즘 디지털 카메라는 촬영 전에 자동이나 프로그램 모드로 설정하면, 카메라 스스로 셔터 속도, 조리개, ISO 수치를 적절히 조합해 적정한 노출값을 구해 자동으로 촬영한다. 그러면 물을 것이다. 이렇게 카메라가 모든 걸 알아서 해주는 데 굳이 트라이앵글 법칙을 알아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말이다. 이에 대해, 세 가지 장치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기능 말고도 사진의 표현력과 관련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다. 셔터 속도는 피사체의 움직임을 표현하는데 관여한다. 달리는 자동차를 멈춰있는 것처럼 선명하게 찍기 위해서는 사전에 셔터 속도를 매우 빠르게 설정해야 한다. 뒷배경은 흐릿하지만 인물은 또렷하게 찍고자 할 때는 조리개를 최대한 개방해야 한다. 이처럼 조리개는 사진에서 초점이 선명하게 맞춰지는 범위를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사진용어로 심도라고 부른다. 그리고 셔터 속도와 조리개만으로 광량의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즉 어두운 실내처럼 빛의 양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사진을 찍고 싶으면, ISO값을 높여 인위적으로 광량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ISO값을 높이면 이미지가 거칠게 표현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문제는 이 세 장치를 주변의 노출 상황과 촬영자의 의도에 맞게 적절히 조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 중 하나를 조정하면 다른 하나 또는 두 가지를 동시에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날아가는 비행기를 멈춘 것처럼 찍기 위해서는 매우 빠른 셔터 속도가 필요한데, 그러면 노출이 부족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조리개를 좀 더 개방하거나 ISO값을 높여 부족한 광량을 보충해줘야 하는 것이다. 또 연인의 얼굴만 강조하고 뒷배경을 날리고 싶으면 조리개를 충분히 개방해야 하는데, 이때는 과다 노출이 될 수 있다. 이럴 때는 셔터 속도를 빠르게 해서 광량을 줄여줘야 한다. 이렇게 동작의 강조 또는 배경화면의 처리 등 촬영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에 따라 셔터 속도나 조리개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결국 사진의 표현력과 창의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설령 고성능의 자동 노출 기능이 장착된 디지털 카메라가 대세인 시대에 사진노출의 트라이앵글 법칙을 모른다 해도, 사진을 찍는데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촬영자가 사진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싶거나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다면 노출 메커니즘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지나칠 수 없는 필수 과정이다. 어느 날 갑자기 카메라를 들고 피사체를 응시할 때 셔터, 조리개, ISO의 수치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면, 그날이 바로 초보 사진가를 졸업하는 날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호준 사진가(facebook.com/ighwns, ighwns@hanmail.net)   작가소개 : 한양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언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직장을 다니며 취미로 사진 찍기를 즐기고 있다.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에서 2회 수상하고, 세 차례의 개인전과 단체전 3회를 개최했다.
    • 문화
    • 사진이야기
    2020-06-03
  • 김주희의 영화이야기 '사냥의 시간'
    코로나 19에 쫓긴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에 의해 구원되다?                                               <사냥의 시간>(2020)은 2월 26일에 극장 개봉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해 극장 상영이 전면 취소되면서 우여곡절 끝에 4월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다.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되기까지의 과정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받은 한국영화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한국영화산업에서의 넷플릭스의 위상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 사건이다.   이 영화는 <파수꾼>(2011)을 연출한 윤성현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윤성현 감독은 독립영화인 <파수꾼>으로 2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파수꾼>으로 윤 감독은 청룡영화상에서 신인 감독상을, 이제훈은 신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사냥의 시간>은 이 둘이 다시 만나면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필자에게 이 영화는 다른 방식으로 시선을 끌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영화 개봉이 취소되자,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인 리틀빅픽쳐스가 모든 판권을 넷플릭스에 팔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개봉을 미룰 수 없는 상황에서 영화도 개봉하고, 영화 제작비라도 회수 할 방법을 찾았던 것이다.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로부터 투자받지 않은 한국영화가 극장 개봉 없이 바로 넷플릭스로 간 첫 사례이다 (연합뉴스, 조재영, 2020. 3. 23). 이로써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2017) 이후로 다시 한 번 한국영화산업에 개입했다. 당시에는 5천만불의 제작비를 제공하면서도 봉준호 감독의 창의성을 보장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한국 주요 영화관들의 <옥자> 상영 거부는 많은 논란을 야기했다. 반면, 이번에는 넷플릭스가 투자배급사에게는 구원 투수와 같은 역할을 한 셈이다.   <사냥의 시간>은 IMF 시대에 출구가 없는 젊은이 4명의 이야기이다. 불법 도박장을 털어 해외에서의 새 삶을 꿈꾸지만, 추격자에게 쫓기는 줄거리다. 예고편을 본 후에는 영화를 보고 싶지 않았다. 단지 또 하나의 잔인한 폭력물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시각적인 잔인성보다는 숨을 조여오는 듯한 긴박감에 무게를 두면서 기존의 유사한 영화와 차별된다. 새로운 시도로 보여진다. 그러나, 영화에 잔인한 장면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안심도 되면서 긴박감도 떨어졌다. 뿐만아니라 이야기의 논리 전개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에 판매된 후 리틀빅픽쳐스와 이 영화의 해외 판매를 맡고 있던 콘텐츠판다간의 소송사건은 또 한번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콘텐츠판다는 약 30여 국가에 <사냥의 시간>을 판매했지만 리틀빅픽쳐스가 계약해지를 통보하자 소송을 냈다. 비록 양사의 합의로 잘 해결되어 넷플릭스에서 <사냥의 시간>을 볼 수 있지만, 이 사건은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제작비 회수를 위한 급한 마음은 잘 알겠지만, 상생의 정신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극장은 여전히 영화 개봉의 중요한 창구이며, 해외 협력사와 협력도 중요하다.   <사냥의 시간>의 개봉과정은 코로나19 라는 생각지 못했던 재난 앞에 영화계가 무방비였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울러 영화관에 가기 쉽지 않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현실에서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영화 개봉의 또 하나의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영화는 반드시 영화관에서만 상영 또는 관람해야 한다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와 같이 비대면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장려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코로나 19사태가 빨리 진정되지 않는 한 넷플릭스로 직행하는 영화가 많아질 수 있다. 극장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는 적대적인 관계를 청산하고 상생의 길을 모색할 때이다.  < 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  
    • 문화
    • 영화이야기
    2020-05-26
  • 김주희의 영화이야기 '컨테이전'
    코로나19와 ‘컨테이젼’     2주 전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 발생이후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영화 <감기>(2013)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번에는 <컨테이젼>(2011) 영화가 개봉 당시에는 흥행에 실패한 반면, 안방극장에서는 관객의 선택을 받은 이유를 살펴보겠다. 이 영화의 흥행 비결은, <감기>와 달리 영화지만 내용이 상당히 현실적이면서도 보편적이라는 점이다. 특히,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대면 접촉과 손을 통해 감염된다는 점에서 현재의 COVID-19 상황과 유사한 점이 많다. 더 나아가 영화를 보면서 관객이 현재 처한 상황과 공감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작가인 스콧 번스는 WHO를 비롯한 바이러스 전문가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BBC News, 코리아, 2020, 3. 24).   <컨테이젼>은 크게 네 가지 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국 관객이 이러한 주요 부분에 쉽게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 같다. 첫째는 베스(귀네스 펠트로)가 홍콩 출장 후 미국으로 돌아와서 갑자기 사망한 후, 변화된 그녀 가족의 상황과 일상이다(사회적 거리두기와 손 소독하기 등). 둘째는 이 바이러스에 대한 미국 질병통제센터의 대처이다. COVID-19로 인해 우리는 질병통제센터가 무슨일을 하는 곳인지 알고 있다. 베스 죽음의 원인과 그녀와의 접촉자를 조사하기 위해 미어스 박사(케이트 윈슬럿)를 미네소타로 파견한다. 그리고 백신 개발을 위해 노력한다. 셋째는 WHO의 최초 원인 규명 노력이다. WHO는 최초 감염원 및 감염자를 찾기 위해 박사를 홍콩으로 급파한다. 미국 질병통제센터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국가와 협력한다. 현재의 WHO가 하는 일과 겹쳐진다. 넷째는 이러한 혼란을 틈타 가짜 뉴스 제공을 통해 개인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블로거와 이러한 거짓 정보의 위험성이다. 앨런 크림워드(주드 로)는 개나리가 바이러스 치료에 약효가 있다는 거짓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폭동을 일으킨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가짜 뉴스와 거짓 정보의 엄청난 위험성과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즉, 인포데믹 (infodemic)의 현상을 미리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DAY 2라는 글자와 함께 미국, 홍콩, 런던에서의 동시 다발적인 급작스런 죽음들과 함께 시작되며, DAY 1이라는 글자와 함께 끝난다. 특히, 영화 마지막 무렵에 보여주는 바이러스 발생 경로는 우리에게 대기업에 의한 자연훼손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아쉬운 점은 영화적 상상이긴 하지만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 (박쥐+돼지)을 7일 만에 발견하고, 12일 만에 배양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 영화가 현실적인 면을 부각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이점은 아쉽다. 더군다나 바이러스 발생 29일째 백신을 찾아내고 약 4개월 만에 일반인에게 추첨을 해 공급하는데 이점도 매우 비현실적이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지 3개월이 지나도록 바이러스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따라서 현재는 어떤 백신도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백신 발견 및 생산과정의 어려움 그리고 생산된 백신의 배분 문제도 매우 중요함을 일깨워 주었다.   이 영화는 대면 접촉과 손을 통한 감염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사회적 거리 두기와 손 씻기 등을 강조한다. 바로 이러한 내용과 앞에서 언급한 줄거리 구성이 현재의 상황과 공감대를 이루면서 관객의 호응을 이끌었다고 판단된다.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며, 그들만의 문제도 아니고, 전 인류 공동의 문제라는 인식이 이번에 생겼으리라 기대한다.   < 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
    • 문화
    • 영화이야기
    2020-05-06
  • 김주희의 영화이야기 '감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9(COVID-19) 환자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이후로 영화 <감기>(2013)와 <컨테이젼>(2011)이 안방극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두 영화 모두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가져온 재난적인 상황을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두 영화의 이야기 전개 구조는 사뭇 다르다. 또한 극장에서 두 영화에 대한 한국 관객의 반응도 매우 달랐다. <감기>가 약 312만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 모은 반면, <컨테이젼>은 22만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하지만, 뉴스엔 기사에 따르면 <컨테이젼>은 IPTV를 기준으로 3월 15일 유료시청객이 극장 관객 22만명을 넘어섰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을까? 이번에는 먼저 <감기>를 논의하고 다음에는 <컨테이젼>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감기>는 <컨테이젼>보다 영화적인 요소에 충실하고 한국인에게 호소력을 가진 영화다. <감기>는 김성수 감독의 작품으로 치사율 100%의 치명적인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우리나라 경기도 분당에만 퍼진 이야기이다. <감기>는 영화 초반부터 이 바이러스에 대한 해결책을 암시해 주고 시작한다.   이 영화는 두 명의 주인공, 소방대원 강지구(장혁)와 감염내과 전문의 김인혜(수지), 그리고 이 둘을 이어주는 김인혜 딸(박민하)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감기>는 재앙수준의 재난 발생 상황에서 구조대원의 의무를 다하려는 남자 주인공과 딸에 대한 미안함과 애정으로 감염된 딸을 살리려는 엄마이자 여의사의 의지를 보여준다. 반면에, 미숙하면서도 무력에 기초한 정부의 대응, 정치인의 무지와 오만, 초기에 미국에 대한 굴종적 태도를 묘사하면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다. 아울러 분당 폐쇄조치 후의 시민의 공포와 혼란을 보여준다. 현재의 상황과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강지구가 특별한 보호장구 없이 이야기 끝까지 병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점과 수많은 시체가 불타고 있는 속에서 미르를 찾아내는 과정은 영화적 상상이라도 해도 좀 지나치다. 더군다나 감염된 사망자 속에서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있었는데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점은 더욱 놀랍다. 한편, 영화 절정의 장면에서 김인혜의 딸 미르가 엄마를 보호하는 장면은 가슴이 뭉클하다. 한국 특유의 가족애를 강조한 모녀간의 사랑을 보여준다. 그러나 왠지 이 장면은 <부산행>(2016)의 마지막 장면과 많은 부분에서 겹쳐진다. 아버지와 딸, 임산부가 중심이 된 <부산행>과 같이 가족애를 강조하면서 눈물샘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전염병이라는 새로운 재난영화이자, 모녀의 끈끈한 정에 대한 호소, 강지구라는 소방대원의 헌신, 한국적 특수상황, 그리고 분당 폐쇄라는 극단적인 조치, 그 속에서의 비감염자와 감염자에 대한 인권 유린 등의 요소가 흥행에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영화 <컨테이젼>은 보다 현실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감기>보다 2년 앞선 2011년에 스티븐 소더버그가 감독한 작품이다. 해외에서 입국한 환자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하고, 이와 유사한 상황이 전 세계에서 발생한다. 이 영화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세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우리가 글로벌 사회에 살고 있음을 절실히 깨닫게 한다. 한 나라의 바이러스 감염이 단지 그 나라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영화 속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고 예방을 위해선 손씻기가 중요하다는 점 등 많은 면에서 현재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연상시킨다.  한국에서 <감기>가 성공한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다양해 보인다. <컨테이젼>이 다시 관객의 선택을 받은 이유는 다음 글에서 다루겠다.   <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 문화
    • 영화이야기
    2020-04-22
  • 책세상
                  신친일파   봄이아트북스  /  호사카 유지 지음             일본 우파의 논리를 그대로 가져온 21세기 신친일파. 그들 앞에 호사카 유지가 맞서다! 반한·혐한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 극우파의 주장 대부분을 고스란히 차용하고 있는 한국 내 ‘신친일파’를 정면으로 비판한 호사카 유지의 신작. 2차 아베 정권이 들어선 2012년 이후, 일본 정계에서는 일본군 ‘위안부’와 독도 및 강제징용 문제 등과 관련된 망언이 끊임없이 되풀이되었다. 그리고 2019년 8월에는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무역 갈등을 일으켜 ‘NO 재팬’으로 대변되는 반일 정서가 대한민국 전체를 휩쓸게 했다. 그 결과 일본 국민들에게 ‘아베 정권이 반한 감정을 건드려 자신들의 정치적 위기를 넘기려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거듭된 정책 실패와 스캔들로 인한 불만의 목소리를 외부로 돌리기 위해 한일 관계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아베 정권은 자민당 내 강성 우파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강성 우파는 일본 내 반한·혐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일본의 극우세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극우세력이란 1997년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에 이어 극우 단체 ‘일본회의(특별고문-아베 총리, 아소 다로 부총리)’를 결성해 일본 내에서 역사 왜곡을 심화시키는 데 주체적인 역할을 한 세력과 그 추종자들을 일컫는다. 그런데 일본 극우 세력에 동조하는 집단이 일본 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랜 세월 일본과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에도 그와 같은 부류가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19년 7월 《반일 종족주의》를 출간한 저자들이다. 《신친일파》의 저자 호사카 유지(세종대학교 교수)는 그들을 ‘신친일파’라고 규정한다. 일본 내에서 반한·혐한을 외치고 있는 일본 극우 세력의 주장 대부분을 고스란히 차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표 저자인 낙성대경제연구소 이사장 이영훈은 과거에 일본 극우 성향의 도요타 재단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식민지 연구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이 기적에 가까운 경제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바탕은 일제 강점기의 기반에서 비롯되었다는 황당한 주장인 ‘식민지 근대화론’도 그때를 전후해서 구체화되었다. 따라서 왜곡과 오류가 섞인 그들의 주장이 오직 학문적 소신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호사카 유지 1956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도쿄대학교 공학부 졸업 후,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정치학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부터 한일관계 연구를 위해 서울에 거주하고 있으며, 한국 체류 15년 만인 2003년 대한민국으로 귀화했다. 2011년 독도 공로상, 2013년 홍조근정 훈장, 2018년 독도평화대상 특별상 등을 받았다. 외교부 독도정책위원회 자문위원과 독립기념관 비상임이사, 동북아역사재단 자문위원, KBS 객원 해설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이사, 경상북도 독도위원회 위원, 동아시아평화문제연구소 상임이사, 단국대학교 일본연구소 편집위원, 동아시아일본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조선 선비와 일본 사무라이』, 『대한민국 독도 교과서』, 『독도, 1500년의 역사』, 『일본의 위안부 문제 증거자료집 1』, 『대한민국 독도』, 『호사카 유지의 일본 뒤집기』, 『아베, 그는 왜 한국을 무너뜨리려 하는가』 등이 있다. 현재 세종대학교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 독도종합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 문화
    • 책세상
    2020-04-22
  • 책세상
        책쓰기가 이렇게 쉬울 줄이야     오렌지연필 / 양원근 지음   책쓰기, 아무나 할 수 없지만 누구나 할 수 있다!   ‘베스트셀러’라는 단어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참 설레게 한다. 특히 ‘나도 책 한번 써보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요즘 도처에서 책쓰기 강의가 흥행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의 책쓰기 욕구가 강렬하다는 방증이겠다. 유명하거나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던 책이 이제는 누구나, 취미이든 특기이든 이야기이든 개성이든 모든 것을 소재로 글을 쓸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모든 이를 응원한다. 100년도 채 되지 않는 인생을 살다 가는 우리에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책 한 권 정도 남기는 것은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가. 그리고 책을 쓴다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유익함을 가져다준다. 단순히 ‘글쓰기’라는 활동을 넘어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좋아하며, 어떤 것에 관심이 많은지를 들여다보고 되새기고 끄집어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차분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글로 담아내는 과정은 자기계발의 시간이요, 자기 성장의 순간이다. 책쓰기를 꿈꾸고, 기어코 실행에 옮기고, 그렇게 시간을 들여 준비 중인 당신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도록 현실적으로 돕는 것! 이것이 이 책의 최대 목적이다.   20년 차 출판기획사 대표가 알려주는 책쓰기의 모든 것!   책을 한 권 낸다는 것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일이다. 순수하게 책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해 옳지 않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베스트셀러를 만들어주겠다며 큰 비용을 요구하거나, 도저히 브랜드 가치를 올릴 수 없는 콘셉트의 스토리임에도 책쓰기 수업만 받으면 무조건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대박’ 나는 책이 나올 거라 유혹하는 이들을 볼 때면 절로 한숨이 나온다. 이에 저자는 출판기획사 대표로 20년간 활동하며 쌓은 책쓰기의 실전 노하우, 즉 콘셉트 잡기, 집필의 실전 9단계, 베스트셀러의 5가지 조건 등 기획에서부터 출판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이 책 한 권에 집약하며 책쓰기의 올바른 길을 체계적으로 제시했다. 지금 책을 쓰고 싶거나 혹은 이미 출간한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고 싶거나 또는 첫 번째 책이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다음 책을 준비 중인가? 그렇다면 이 책부터 먼저 읽어보자. 책의 방향을 잘 잡아줄 기획자와 함께할 때 베스트셀러의 탄생이 가능하다. 이 책이 그 역할을 해주며 당신을 베스트셀러 작가로 인도해줄 것이다.     다이어트 날로 먹기     아마존북스 / 김정국 지음   -성공한 다이어터 한의사 김정국의 만화로 보는 다이어트 비법   〈다이어트 날로 먹기〉의 저자인 한의사 김정국은 물보다는 콜라, 커피는 믹스커피로 대여섯 잔씩, 치킨은 1인 1닭, 술은 알코올이 머리꼭대기 찰 때까지, 잠들기 전에는 크림 가득한 소보로빵을 즐기며 비만인의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다 장인어른을 위해 간이식 적합성 검사를 받으며 의사에게 “당신 몸이나 신경 써라”라는 충고를 듣게 된다. 그 말에 위기의식을 느껴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식습관과 생활습관으로 철저히 바꾸고 짧은 기간에 감량에 성공한다. 그러나 그가 느낀 것은 ‘이렇게 자기학대를 해야만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이었다. 살을 빼려면 반드시 해야 하는 것과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엄격하다. 좋아하는 것들은 살이 찌는 것이니 하면 안 되었다. 좋아하지 않는 것들은 살이 찌지 않는 것이니 해야 했다. 몸과 마음을 학대해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가 생애 첫 다이어트를 하며 느낀 것은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 대부분이 지극히 폭력적이라는 것이다. 이후 그는 비만과 다이어트에 대해 학자로서 다이어터로서 치열하게 파고들었다. 스스로를 대상으로 실험하고 연구했고 3여 년 동안 800개가 넘는 식단일지를 포스팅하기도 했다. 그 결과 110킬로그램이 넘는 거구였던 그는 지금은 80킬로그램을 유지하는 성공한 다이어터가 되었다. 나아가 수많은 다이어터들을 도와주는 전문가로 손꼽히게 되었다. 이 책 〈다이어트 날로 먹기〉는 김정국 한의사 자신의 경험과 다이어트 연구, 검증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쉽고 재미있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만화로 구성한 이 책을 저자는 다이어툰(diet-toon)이라 명명하고 있다. 사랑에 상처받고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풀다 비만인이 된 20대의 평범한 직장인 나미나와 그녀의 조력자인 다이어트 요정들이 펼쳐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산후 비만을 겪고 있는 여성 상사, 운동 중독이지만 살이 빠지지 않는 친구 등 주변인물의 다양한 다이어트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공감대 높은 나미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비만과 다이어트에 대한 이해도뿐만 아니라 약해지기 쉬운 의지력과 자신감도 높아질 수 있다. 만화 속에는 갓정국의 다이어트 칼럼이 총 9꼭지, 파트별로 들어가 있으며 책 끝에 실린 ‘다이어트 후기’는 김정국 한의사의 도움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이들의 흥미로운 성공담을 담고 있다. 쉽고 편하게,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체중을 유지하는 이들의 높은 만족도를 느낄 수 있다.   자료제공 (주)엔터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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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4-07
  • 김주희의 영화이야기 '신문기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이 올해 오스카 시상식에서 4관왕을 받으면서 국내외적으로 시선을 끌었다. 반면에 한국 영화배우 심은경이 올해 일본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일본영화 <신문기자>(2019)는 국내에서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이 영화는 영화제목을 들었을 때 여러분이 상상하는 영화 이상의 영화다. 필자도 처음에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고발영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이상을 담고 있다.     <신문기자>는 도쿄 신문 사회부 기자 모치즈키 이소코가 쓴 동명 저서(논픽션)을 영화화했다. 그녀는 사학 스캔들 등 아베정권의 다양한 의혹을 조사한 기자다. 심은경은 영화속에서 토우토 신문의 사회부 기자인 요시오카 에리카 역을 맡았다. <신문기자>는 현재의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을 보여주며, 작금의 언론 또는 기자의 역할에 대한 강한 의문을 던진다. 일본의 언론 현실과 한국 언론 상황의 유사성을 발견하면서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또한 정권유지를 위해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정권의 불법 활동(민간인 사찰, 댓글 공작, 가짜 뉴스 살포)은 국가별로 차이가 없음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영화 속의 에리카는 신문사에 익명으로 제보된 내각부가 인가한 신설 대학 건을 조사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이 지면 신문을 읽지 않은 젊은 세대이자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중앙일보, 나원정 기자, 2019. 10. 15) 그는 어떻게 하면 자신과 같은 젊은이들이 이 영화에 관심을 갖고, 영화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씨네플레이, 성찬일 기자, 2019. 10. 16). 그 결과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은 내각정보조사실에 근무하는 스기하라 타쿠미 (마츠자카 토리)를 영화 속에 작위적으로 탄생시켰다. 그의 삶과 그의 주변 인물과의 관계 (가족, 전/현직 직장 상사, 에리카)에 초점을 맞추면서  자신의 신념 또는 윤리와 조직에 대한 충성(조직의 압력)과의 사이에서 고민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갓 태어난 딸을 볼모로 한 상사의 협박 속에서 내가 스기하라와 같은 처지에 처해진다면 어떤 행동을 취할 수 있을까? 그의 고민이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진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비난하기 어렵다.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의 전략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영화 속에서의 심은경은 잘 녹아들어 있었다. 아마 심은경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면 어쩌면 그가 한국배우라는 사실을 몰랐을 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래서 일본 아카데미에서도 심은경에게 여우주연상을 주었을 것이다. 한국영화와 달리 기승전결이 그리 뚜렷하지 않고, 감정 표현이 절제된 일본영화에서 심은경의 연기는 훌륭했다. 아마 한국 관객의 입장에서는 클라이맥스가 없는 밋밋한 영화라고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주인공의 연기 속에서 그들의 고뇌를 역력히 읽을 수 있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서 멋진 연기를 보여준 심은경 배우에게 찬사를 보낸다. 심은경 배우의 일본 아카데미에서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경색된 한일 관계 속에서도 문화의 힘은 살아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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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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