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성측, 탄소중립 재생에너지 정책 편승·세수 확보·주민 고용
- 반대측, 안전·미관 저해·공공재를 사업자 이익 위해 제공하는 꼴
- 동호회 외면받는 위험한 자전거 도로 남·북측 제방 위에 다시 만들어야
영종해안남로 자전거도로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제안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세수 확보, 그늘 제공 등 긍정적 효과를 내세우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해안 경관 훼손과 안전 문제, 공공자산의 민간사업자 수익보장 특혜 등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중구는 지난 30일 제2청 대회의실에서 영종해안남로 자전거도로 구간 도로점용허가 신청과 관련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사업을 제안한 국민솔라영종(주)는 약 128억 원을 투자해 남측 해안도로 자전거길 7.6km 구간에 지붕 형태의 약 8MW 규모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제안했다.
사업자는 이번 사업이 탄소중립 실현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영종도의 친환경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전거도로 이용자들에게는 햇볕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고, 20년간 점용료와 세금 등으로 약 4억 원의 재정 수입과 주민 직접고용 인건비 10억 원가량의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3년 전에도 같은 사업자가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설명회 현장에서는 반대 의견이 훨씬 강하게 제기됐다. 일부 주민들은 “세수 확보와 지역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데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 방향에도 부합한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다수 주민들은 공공의 성격과 영종 해안의 미래 활용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주민단체 소속 에너지 전문가는 “태양광 확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자산을 특정 민간기업 주도로 장기간 점용하도록 하는 구조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현 정부가 지향하는 에너지 기본사회나 햇빛소득 공유 모델과도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종봉사단 윤호준 단장은 "남측 해안도로 일대에 해양쓰레기가 자주 밀려와 크레인을 동원한 수거 작업이 필요한데, 자전거도로 위 구조물이 설치되면 장비 진입과 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김요한 정책위원장은 "경관훼손, 자전거 이용 안전 저해, 이용환경 악화 등으로 주민들이 막았던 사업을 그대로 다시 들고 왔다"며 "고용창출 10억 원은 20년 사업기간으로 나누면 연 5천만 원으로 1~2명 채용도 안되는 졸속 사업"이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설명회에서 가장 절실하게 전달된 것은 실제 자전거길 이용 주민의 반응이었다. 매일 남·북측 해안 자전거길을 이용한다는 한 주민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뿐 아니라 걷기와 조깅을 하는 주민도 많은데, 바다와 하늘이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을 보며 달리는 것이 이 길의 가장 큰 매력”이라며 “7km가 넘는 구간을 사실상 터널처럼 덮어버리는 계획은 자전거 이용자라면 누구나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려면 자전거도로 안이나 인접 구간에 기둥을 세워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해당화 식재지가 훼손되거나 충돌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태양광 설치 여부를 넘어, 현재 자전거도로 자체의 구조적 한계까지 다시 드러냈다. 남측과 북측 해안도로에 조성된 자전거길은 도로 폭을 줄이고 해당화를 일부 제거해 만든 폭 2m 남짓의 협소한 길로 한 두명의 이용객은 잘 이용하지만, 단체로 달리는 동호인들은 사고 위험 때문에 자전거도로 대신 차도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영종에 필요한 것은 기존 협소한 자전거길 위에 태양광 구조물을 덧씌우는 것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관점에서 명품 해안 자전거길을 새롭게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인천공항 부지 조성 과정에서 만들어진 제방 부지는 폭이 8m나 되고 별도의 교통 통제 없이도 활용 가능한 여건을 갖추고 있어, 이를 제대로 만들어 활용하면 자전거·걷기·마라톤 등 다양한 해양 레저와 지역 축제를 열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주민들의 우려는 단순한 경관 훼손 차원을 넘어선다. 지금의 협소하고 불완전한 자전거도로 위에 민간사업자의 태양광 사업을 최소 20년 이상 보장할 경우, 향후 보다 나은 해안도로 활용 방안을 사실상 봉쇄하게 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단기적 점용 수익과 제한적 편익 때문에 영종 해안의 장기적 가치와 활용 가능성을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설명회 이후에는 반대 입장을 밝히기 위해 현수막과 피켓을 준비한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회원들과 일부 찬성 주민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등 실랑이도 벌어졌다.
일각에서는 ‘주민투표로 결정하자’, ‘지방선거 이후로 판단을 미루자’는 주장까지 제시하며 이 문제를 공론화 하고 있지만, 결국 다수의 주민들이 원하고 자전거 길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한편, 중구는 이번 설명회에서 나온 주민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도로점용허가 신청에 대한 결과를 사업자 측에 통보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