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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의 영화이야기 '당갈'

인도영화 '당갈'이 전하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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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2.2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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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당갈>(2016)은 인도에서 여성이 차별받고 억압받는 상황 속에서도 아버지의 집념과 딸에 대한 사랑으로 국가 대표 여성 레슬러를 탄생시킨 이야기이다. 당갈은 레슬링 경기(시합)을 뜻한다고 한다. 실화에 기초한 재미있고 감동적이면서도, 여러 가지 울림을 주는 영화다.

 

필자는 <당갈>을 영화진흥위원회의 뉴스레터를 통해서 알게 되었지만, 어느 날 우연히 EBS에서 보게 되었다. 영화감독은 니테시 티와리이고, 주인공은 아미르 칸, 파티마 사나 셰이크와 산야 말호트라이다. 아버지 역을 맡은 아미르 칸은 영화 <세 얼간이>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유명한 인도 배우이자, 감독이고 제작자이다. <당갈>의 영화제작자이기도 하다.

 

마하비르 싱 포갓(아미르 칸)은 전국 레슬링 대회 우승자이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레슬링을 포기한다. 아들을 낳아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려고 하지만, 딸만 넷을 낳자 자신의 꿈을 접는다. 그러나 그는 두 딸이 레슬링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레슬러로 키우기 위해 딸들을 엄격하게 훈련시킨다. 여자는 15살이면 시집가서 애를 낳고 살림하는 것이 관행인 인도에서 그의 노력은 온갖 비방과 조롱에 시달린다. 그럼에도, 그는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비난과 편견에 굴하지 않고, 두 딸 모두를 전국대회에서 1등으로 키운다. 하지만, 국가대표가 된 큰 딸은 자유로운 생활에 눈뜨고, 성장하면서 아버지와의 갈등이 생긴다. 그 후 계속 경기에 패하면서 결국은 다시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하고, 영연방 대회에서 마침내 인도 처음으로 여자 레슬링 부분에 금메달을 안긴다.

당갈.jpg

우리와 아주 다르다고 생각했던 인도에서 만든 영화에 필자가 이렇게 공감할 줄 몰랐다. 비록 자신의 꿈을 성취하기 위해서였기도 하지만, 딸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과 헌신, 그 과정에서 갈등, 아버지의 뜻을 믿고 따라준 딸들의 보편적 이야기에 공감이 컸던 것 같다. 비록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에 상영해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중국에서는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또한 영화 속의 엄격한 아버지와 여성이 레슬링을 한다는 것에 대한 주변의 편견과 비웃음은 과거 한국의 가부장 제도를 연상시키면서 쉽게 공감이 되고 이해가 되었다. 특히 잔인한 성폭행이 빈번하게 발생할 정도로 여성의 인권이 무시되는 인도에서 이런 영화를 만들어 여성들에게 꿈과 용기를 북돋아주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필자가 좋았던 부분은 어린 두 딸이 힘든 훈련을 하는 장면에서 노래로 그들의 속마음을 표현한 부분이었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장면에 인도 영화의 특징 중의 하나인 노래를 이용해 차마 아버지 앞에선 하지 못하는 딸들의 불만을 표현한 것이 재미있었다. 흥미로 왔던 장면은 마하비르 싱 포 갓이 큰 딸에게 처음으로 남자와 레슬링 시합을 주선하려다 퇴자 맞고 가는 중에, 이 상황을 돈벌이로 활용한 주최 측 덕분에 시합이 성사되는 장면이었다. 여자는 절대 레슬링을 할 수 없다고 하더니 갑자기 돈벌이 기회가 되자 주최자의 마음이 변하는 장면인데, 누구든지 불가능한 상황에 부딪쳐 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상황이었다.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도 부딪쳐 보자는 것이 아닐까?

    

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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