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 아름답던 낙엽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스치며 가을이 깊어지면 숭어는 풍미와 맛이 절정을 이룬다. ‘여름 숭어는 개도 안 먹는다’라는 말처럼 여름 숭어는 밍밍하고 맛이 떨어지지만, 가을 숭어는 고소하고 겨울과 봄 숭어는 달콤한 맛을 낸다. 숭어가 계절마다 맛이 다른 이유는 숭어는 수온의 변화에 따라 체내 성분이 달라져 수온이 낮아지면 맛이 더욱 풍부하고 깊어져 가을부터 겨울, 봄까지가 제철로 손꼽힌다.
숭어의 생김새는 미끈하고 기품 있을 뿐만 아니라 맛 또한 어류 중에 가장 뛰어나 빼어난 물고기라는 이름으로 수어(秀漁)라고 불렸다. 어류기록서 <자산어보>에서도 숭어는 “고기 맛은 달고 깊어서 물고기 중에서 최고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조선시대에 임금님께 진상품으로 올려졌다. 이로 인해 ‘숭어’라는 이름에도 높을 숭(崇) 자가 붙었다.
또한 “겨울 숭어 앉았다 나간 자리, 뻘만 훔쳐 먹어도 달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숭어의 맛은 가을과 겨울철에 최고조에 이른다. 겨울 숭어는 찬물에 적응하기 위해 눈에 기름막이 덮여 눈이 멀어 많이 잡힌다고 한다. 겨울 무의도에서는 숭어가 떼로 다녀 숭어가 오는 길에 그물을 깔아 숭어를 잡았다. 겨울에는 숭어가 동면하여 숭어 배속에 기름만 있고 뻘을 먹지 않아 숭어의 특유한 기름지고 냄새가 없어 영종도, 용유도와 무의도 주민들은 주로 회로 먹고 구워 먹거나 남으면 말려서 먹기도 했다.
영종도, 용유도와 무의도에서도 많이 잡히는 숭어는 껍질은 별미로 먹고, 회, 찜, 탕과 어란으로 먹는다. 무의도에서는 숭어에 대한 <노젓는 소리>를 부를 만큼 숭어가 잘 많이 잡힌다.
<노 젓는 소리>
“여보게들 그물이며 말 장이며 뗏목에 싣고
하나개 바탕으로 숭어 몰러 가세
에야헤 에헤
배 띄어라~
배 띄어라~
숭어는 맛뿐만 아니라 몸에도 좋다. “숭어는 성질이 진흙을 먹기를 좋아하므로 숭어를 먹으면 비장(脾臟)에 좋다”라는 기록이 있으며 <동의보감>과 <향약집성방>에서도 숭어의 효능이 언급된다. 문헌에 따르면 숭어를 먹으면 위를 편하게 하고 오장을 다스리며 오래 먹으면 몸에 살이 붙고 튼튼해진다고 나온다.
숭어는 특히 심장병, 동맥경화, 당뇨병 예방에 효과적이며, 숭어는 버릴 게 없는 생선으로 숭어의 껍질은 비타민 B3(나이아신)가 풍부하여 몸이 허약한 사람에게 좋고 피부 건강과 소화 흡수에 좋다. 또한 숭어는 저열량 고단백 생선으로 필수 아미노산 비율이 높고 철분이 풍부해 빈혈 예방에 좋다.
숭어는 그물을 쳐도 눈이 밝고 동작이 빨라 잡기가 쉽지 않다. <자산어보>에서는 “의심이 많고 유명하여 화를 피할 때 민첩하게 움직일 뿐만 아니라 잘 헤엄치며 잽싸게 잘 뛴다”고 나와 있다. 숭어는 지역별 방언과 속담이 많은 물고기로 숭어가 크기에 따라 다르게 이름이 불려 출세어라고 불린다. 대표적인 속담으로는 ‘숭어가 뛰니 망둥어도 뛴다’가 있다. 이는 숭어가 수면 위로 힘차게 뛰어오르는 장관을 빗댄 말로, 망둥이가 천대받던 작은 물고기임에도 숭어의 행동을 따라 하는 모습을 통해 다른 사람의 행동을 맹목적으로 따라 하는 것을 비유하여 많이 사용한다.
무의도에서는 특별한 숭어 어란(魚卵)을 맛볼 수 있다. 숭어의 알로 만드는 어란은 숭어와 함께 임금님께 올린 진상품으로 유명하며 겨울에 바닷바람에 말리면 더욱 맛있는 어란이 된다. 그 독특한 풍미로 성게 생식선, 해삼 창자와 함께 ‘천하 3대 진미’로 불리기도 한다.
가을부터 살이 오른 숭어는 쫄깃하고 담백해 주로 회로 먹으며,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고소하고 더욱 풍미가 살아난다. 숭어는 버릴 것이 없어 맑은 탕으로 요리하면 뼈에서 뽀얀 국물이 우러나와 진한 탕이 되어 든든한 보양식이 된다. 숭어를 다르게 먹는 방법으로는 숭어를 전으로 먹어도 일품이다. 숭어는 살이 하얗고 단단해 동태전 보다 더욱 담백하고 부드럽다. 숭어전은 맛을 잊지 못할 정도로 고소하고 맛있으며 남는 숭어는 숭어 뼈에서 나온 진한 육수에 김치를 숭덩숭덩 넣어 끓이면 별미인 숭어 김치죽을 먹을 수 있다.
영종도와 무의도에서 가을부터 겨울까지 다양한 음식으로 임금님이 즐겼던 숭어를 회부터 깊은 맛의 어란, 뜨끈한 맑은 탕과 별미인 숭어 전까지 숭어의 풍미를 만끽해 보자.
<숭어의 포인트 3가지 >
첫 번째, 숭어와 가숭어를 구분하는 방법은 숭어는 눈이 검정색이며 꼬리가 뾰족하다.
가숭어는 눈이 노란색이고 꼬리가 뭉뚝하다.
두 번째, 숭어는 비늘이 반짝이고 피부가 매끈하며 아가미가 붉고 깨끗해야 한다.
세 번째, 숭어는 특이한 기름냄새(흙냄새)가 나서 호불호가 있을 수 있어 제철에 먹거나 익혀 먹으면 더욱 맛있다.
<숭어 맛집>
도랫마을(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032-752-5211/무의수산(무의도) 032-752-8822/큰무리식당(무의도)032-751-76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