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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12.1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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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바닷가 포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선 박대

 

- 영종의 겨울은 박대의 계절


겨울이면 영종도·용유도·무의도 포구를 지나다가 바닷바람에 말려지는 박대를 볼 수 있다. 박대는 서해 연안 갯벌에 살아 쉽게 잡히는 흔한 생선이다. 한때는 주민들의 밥상에 자주 올랐던 생선으로 귀한 취급을 받지 못했지만 오히려 그 평범으로 생활속에 음식으로 자리 잡아 왔다. 이제는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생선으로 과거를 회상하며 겨울철 식탁에 오른다.

 

박대는 ‘볼품없는 생김새 때문에 집 앞에서 문전박대를 당했다’는 설이 있지만, 정작 그 맛을 보면 ‘철천지원수라도 문전박대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별미다. 심지어 ‘시집간 딸에게 박대를 보내주면 그 맛을 잊지 못해 친정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표현까지 있을 정도이다. 다소 볼품없고 투박한 겉모습과는 달리 속살은 부드럽고 담백하고 고소해 겨울철 식탁을 풍성하게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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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들의 입맛을 돋우는 박대구이

 

박대는 ‘엷을 박(薄)’자를 써서 얇은 고기라는 뜻으로 그 생김새가 길쭉하고 납작해 종잇장처럼 얇은 몸통을 지녔다. 외형은 한쪽으로 심하게 치우친 눈과 작고 낮은 눈매를 가진 독특한 외모로 ‘눈치만 보다가 박대 눈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박대와 자주 비교되는 생선으로 ‘서대’가 있다. 서대 역시 납작한 모습을 하고 있으나, 혀를 닮았다 해서 한자로 ‘설어(舌魚)’라고 불리며, 여기서 ‘서(설)’는 ‘혀’를 의미하고 ‘대(어)’는 물고기를 나타낸다. 두 어종을 구분하는 간단한 방법은 ‘코’를 살피어  코가 넓고 둥글면 박대, 코에 각이 져 있으면 서대다.  


자산어보에는 박대를 ‘박접’, ‘박대어(朴帶魚)’라고 나와 있다. 박대는 길쭉한 생김새를 닮은 ‘서대’와 비교되는데, 서대는 혀를 뜻하는 ‘설(舌)’자를 써 ‘설어(舌魚)’라 부른다. 한편, 박대는 그 이름에 대해 두 가지 설이 전해진다. 하나는 껍질을 벗긴다는 의미의 ‘벗길 박(剝)’자를 쓴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얇고 납작한 형태를 반영한 ‘엷을 박(薄)’자를 붙였다.

 

박대는 성질이 급해 금세 죽는 탓에 활어로 먹기 어렵다. 대신 껍질을 벗기면 보이는 분홍빛 흰살로 비린내가 거의 없고 담백하며 고소한 풍미가 있다. 잡은 뒤 껍질을 벗겨 짭쪼름한 소금물에 가볍게 헹구고 햇볕에 말리면, 살이 단단해지고 감칠맛이 배어든다. 반건조 상태의 박대는 구이와 조림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박대는 구워 먹는게 일반적으로 기름에 튀기듯이 바싹 구운 박대구이는 짭짤하고 고소한 맛이 좋으며 쫄깃한 식감과 발라먹기 쉬워 누구나 좋아하는 생선이다. 겉은 바싹하고 껍질 벗긴 살점은 부드러워 먹기 편하고, 갈치와 가자미의 중간 정도의 맛으로 얇은 잔뼈마저도 연해 씹어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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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 말리는 풍경

 

 

- 벌버리묵을 아시나요


박대는 ‘버릴 게 없는 생선’으로 살은 반건조해 구이로 먹고, 껍질은 묵으로 만들어 먹는다. 영종·용유·무의도에서는 이 박대 껍질로 만든 묵을 ‘벌버리묵’이라 부르는데,  겨울철에만 즐길 수 있는 독특한 별미다.

 

벌버리묵을 만들기 위해서는 박대를 말릴 때 껍질을 모두 벗겨내어 따로 모아둔다. 이 껍질은 콜라겐 성분이 풍부한데, 손질 과정이 까다로워 주로 명절에나 맛볼 수 있었다. 마른 껍질을 물에 담가 불린 뒤 솥에 넣고 서너 시간 푹 고아낸 후 체에 걸러내면, 맑고 걸쭉한 액체가 얻어진다. 이 액체에 약간의 간을 하고 차가운 겨울 바람에 하루가량 내어두면 탱글한 묵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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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 껍질로 만든 ‘벌벌이묵’은 겨울철에만 즐길 수 있는 별미다

 

‘벌버리묵’이라는 이름은 독특한 생김새에서 비롯되었다. 묵을 손으로 살짝 누르면 찰랑거리며 ‘벌벌’ 떠는 듯한 모습이 연상되어 붙여졌다고 한다. 벌버리묵은 어류성 젤라틴 덕분에 비린내가 거의 없고, 탱글탱글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따뜻한 날씨나 실내 온도에서는 쉽게 녹아버리기 때문에 냉장고가 발달하기 전에는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진귀한 음식이었다.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양념장에 찍어 먹거나 잘게 채 썰어 무쳐내면 또 다른 별미가 된다. 곤약과 비슷한 탱탱한 식감을 자랑하지만, 너무 오래 두면 탄력 있는 식감을 잃어버리니 빠르게 맛보는 것이 좋다. 추운 겨울철 다양한 맛과 요리를 만드는 박대는 또 하나의 겨울진미다.

 

박대는 칼륨, 칼슘, 철 등 미네랄이 풍부하여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되고, 근경색이나 뇌 건강(뇌 발달)에 유익한 작용을 한다. 또한 박대는 피로회복과 간 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며 단백질이 많은 반면 지방은 적어 소화가 잘 되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제격이다. 박대껍질로 만든 묵 역시 콜라겐이 풍부한데, 이는 추운 겨울 섬주민들이 콜라겐을 섭취하기 위해 박대껍질을 묵으로 활용한 전통적인 음식문화의 지혜를 볼 수 있다. 

 

얇고 투박한 외양 속에 해안가의 삶과 이야기를 품은 박대는 그 독특한 풍미로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섬의 생활이 녹아 있는 이 생선은 오늘날 미식가들은 물론, 과거 그 맛에 익숙했던 주민들에게도 겨울철 식탁 위에서 되살아나는 소중한 ‘맛의 추억’이다.


<박대의 포인트 3가지 >

첫 번째, 박대는 비닐을 제거하고 껍질을 벗긴다음 내장을 제거하고 말려야 한다. 

두 번째, 해풍에 말려 건조한 박대는 튀기듯 바싹 구워야 더욱 맛있다.  

세 번째, 벌버리묵은 영종도, 용유도 향토음식으로 겨울에만 판매하고 있다.  



<박대, 벌버리묵 요리 맛집 및 구입 팁>

박대는 무의도 해변가, 소무의도 초입 주변에서 말린 박대를 구매할 수 있다.  

데침쌈밥(무의도) 032-746-5010 / 다정식당(무의도, 010-4334-4160) / 큰무리음식점(무의도) 032-751-7663 / 영종도 이륙상회(돌팍재)032-746-1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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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혜정의 영종도맛기행> 박대를 문전박대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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