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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9.1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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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1

무더위가 막판 기승을 부리던 8월 말경 볼 일이 있어 용유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재난대피소에 수돗물피해 용유동 현장접수 창구가 마련되어 있었다. 주민재난대피소는 재해 시 주민들이 대피하는 공간으로 얼핏 봐도 3~40평은 넘는 공간 이었다. 궁금해서 잠시 들어가 보았는데 햇볕 따가운 밖과는 달리 안쪽은 서늘할 정도로 시원했다. 시에서 나온 접수요원이 한 명 앉아 있었다. 에어컨은 연신 시원한 바람을 쏟아내고 있었고 계기판에서 본 숫자는 설정온도 22, 실내온도 22가 또렷하게 보였다.

 

#에피소드2

공항신도시에 출장소가 있는 인천세무서에 들렀다. 사업자등록증 변경사항이 생겨 이전에 방문해 서류를 전달했고 접수증을 받은 상태라, 이것을 주고 새 등록증을 받으면 되는 간단한 업무였다. 접수증을 받은 직원은 신분증을 요구했다. 급하게 나오느라 미처 지갑을 챙기지 못했다.

“접수증을 가지고 오면 된다 해서 신분증은 안가져 왔네요”

“실물 신분증이 있어야 발급이 가능 합니다”
“접수증을 가져왔는데 이것을 다른 사람이 가져올 리도 없고...”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여권 등 신분증이 있어야 발급해 드립니다” 기계적인 답변만 되돌아 왔다.

“멀리서 왔는데 이것 때문에 또 갔다 와야 합니까? 신분 확인할 수 있는 개인정보 다 물어보시고 핸드폰에 공인인증서도 있으니까 어떤 것으로 든 확인해 보세요” 앵무새 같은 답변에 조금 화가 나서 언성이 높아졌다.
목소리에 놀랐는지 실물 신분증만을 요구하던 직원은 ‘그러면 집에 누가 있으면 신분증 사진을 찍어서 보내고 그것을 출력해오라’고 알려준다. 마침 핸드폰에 찍어둔 신분증이 생각나 그것을 가지고 일을 마칠 수 있었다.
이런 일은 꼭 필자에게만 벌어지는 일은 아닐 것이다. 이런 복잡한 행정 실무 때문에 돌아간 민원인이 전국에 얼마나 많이 있었을까? 모든 행정업무가 전산처리 되는 최첨단 디지털시대에 실물 신분증만 요구하기보다 이런 상황에서도 민원인의 편의를 위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시스템을 개선하도록 그 직원이 나섰다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얼마나 편리하게 민원사무를 볼 수 있을까?

 

용유 대피소에 마련된 ‘수돗물사태 피해보상 현장창구’는 8월 12일부터 30일까지 19일간 운영되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그 시기 바로 앞 나무 그늘 아래에는 부채를 부치며 더위를 피하던 동네 어르신들이 여럿 보였다. ‘여름철 공공기관 실내온도 지침’같은 것을 따지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 시원하고 넓은 공간 한쪽에 어르신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두었다면 어땠을까? 용유동에서는 그 19일 동안 총 11명이 피해보상 신청을 했다고 한다.  이틀에 한 명 꼴인 셈이다.  
내년에 국가공무원은 18,815명을 충원하고 인천시도 지난 6월 1,512명을 충원했고 내년에도 수백 명의 지방공무원을 더 늘린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고개를 갸우뚱 하는 것은 필자만의 기우일까? 물론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성실하게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일부 타성에 젖은 공무행정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어린왕자’를 쓴 생떽쥐페리는 ‘자신의 일의 본질을 알고 자각할 때 비로소 행복해진다’고 했다. 공무원이 최고의 직장이 되어버린 시대, 많은 공무원들이 스스로의 일을 자각해 모두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공무원업의 본질은 대국민 서비스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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