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URL
기사입력 : 2019.12.11 11:06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고마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

 

 귀공자 꽃미남으로만 인식되었던 장동건을 캐릭터 있는 배우로 단번에 바꿔버린 대사 한마디. 인천공항이 개항할 즈음인 2001년 3월 31일에 개봉한 이 영화는 8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신드롬을 낳기도 했다.
‘내가 니 시다바리가’,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등 질퍽한 부산사투리를 유행시켰던 영화 ‘친구’에서 이 대사는 동수(장동건 분)가 마지막으로 내 뱉는 대사로 많은 패러디가 나오면서 아이부터 어른들까지 따라 하는 국민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요즘 영종국제도시 여러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많은 제보를 접하면서 이 대사가 떠오른 것은 과연 필자만의 기우일까?

영종도, 용유도, 신불도, 삼목도를 하나의 섬으로 만들고 그 가운데 들어 선 인천국제공항. 그 과정에서 많은 단체들이 생겨났다. ○○대책위원회, △△협의회, □□어촌계, ◇◇번영회 등등. 공항을 확장하고 주변개발이 진행되면서 ‘소음’ 말하고 ‘환경’을 앞세운 단체들이 간판을 달았고 하늘도시 조성으로 아파트 입주가 활발해 유입인구가 많아지니 또 여러 가지의 단체들이 명함을 돌리기 시작했다. 필자는 각 단체들의 설립취지와 역할에 대해서 부정하거나 음해할 생각은 없다. 다만 일부 단체는 주민들을 앞세워 대의명분을 말하지만 결국 소수의 집행부가 곶감을 빼 먹고 전리품(?)을 독식하는 행태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다.

어느 조직이든 단체든 설립의 취지와 활동에 명분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지지하는 회원들이 가입해 활동해야 하며, 회비를 걷든 후원금을 받던 운영비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조직의 운영은 모든 정보를 회원들에게 공개하고 회원들의 토론과 의견 수렴의 과정을 거쳐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수입과 지출의 회계 투명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지금 어딘가에 속해 있다면 그 단체에 적용해 보라, 운영의 민주성, 회계의 투명성. 이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 그것은 주민을 앞세운 이권단체일 것이고, 회장과 일부 운영진의 세를 보여주고 그들의 배만 불리려는 허수아비 단체일 가능성이 높다.

자기 배 불리기는 선출직에서도 횡행한다. 주민을 위해, 지역을 위해, 조합원을 위해 일하라고 뽑아준 사람들이 그 권력과 힘으로 결국은 ‘제 논에 물대기’나 하고 자기 재산의 증식을 위해 열심인 사람이몇 몇이 있으니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그 욕심이 끝이 없으니 ‘한번 더’를 외치며 또 주민들의 표를 구걸할 것이고, 못 다한 청운의 꿈(?)을 펼치기 위해 다시 벽보에 얼굴을 내밀 것이다.

이런 부류들의 문제는 길을 돌아가게 만들고, 삶의 터전을 잃게 만들며, 세금을 더 내게 만들고, 부동산 값을 터무니없이 올리게 만들고, 환경을 멍들게 하며, 결국 없는 사람들의 꿈을 허망하게 짓밟아 버린다는 것이다. 이익은 그들만의 것으로 사유화되고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사회화시킨다.
선출직이든, 시민단체를 이끄는 사람이든, 국가의 녹을 먹는 사람이든, 공기업에서 힘깨나 쓰는 사람이든 이 글을 보고 뜨끔한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동수의 명대사 한마디를 들려주고 싶다.
“고마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

<김창근 편집국장>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고마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