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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4.0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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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복 전 인천중구청장 / 본지 자문위원장

 

얼마 전 모 방송사의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 트롯’ 결승전이 36%대의 시청률을 보여 국민들의 인기를 실감 했다고 한다. 밤 10시에 시작해 새벽 1시가 돼야 끝이 나는 이 프로그램은 노년의 시간을 웃고 울렸다. 우리 전통 트롯을 통해 시청자의 심금을 울리는 7인의 결승전 가수들을 보니 정말 노래를 잘한다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결승전 투표에서 칠백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문자투표를 해서 문자 당 100원인 정보이용료가 7억원이나 모였다고 하니 TV 예능프로에서 전무후무한 일이 아니었겠는가싶다.

 

나 역시 목요일 밤이 되길 손꼽아 기다리며 ‘미스터 트롯’을 기다리곤 했다. 성악을 전공한 가수, 무명 시간을 꿋꿋하게 버텨온 가수 등 꿈을 잃지 않고 힘든 시간을 이겨낸 지원자들의 성숙함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예선에서부터 많은 경연을 거쳐 승자만이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그 곳에 오르기 위해 도전했던 보이지 않은 많은 이들에게도 찬사를 보내고 싶다.

 

산업화 시대를 거친 우리는 흔히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있는 시대에 살았다. 그런데 요즘 사회구조는 그 때와는 많이 다르다. 집안의 경제력에 따라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에 그 결과도 대부분 마찬가지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꿈을 갖고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고 살기 어려운 이 시대에 미스터 트롯이 하나의 희망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곳에서든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나간다면 꼭 희망의 씨앗이 자라날 것이다. 인생을 살다보면 좋은 날만 있지 않고, 비 오는 날도 있고 그늘이 드리우는 날도 있을 것이다. 이것을 이겨내고 묵묵히 자기의 길을 걸어 갈 때, 성공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어려움을 극복하고 도전하는 젊은이들에게서 또다른 희망을 보았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 삶이 힘들어도 희망의 씨앗은 계속 심어야 한다. )) 

 

얼마 전 농협에서 근무할 당시 함께 일했던 지인과 점심식사를 했다. 그 분이 하시는 말씀이 현직에 있을 때는 외식도 자주하고 식사도 골라했는데 현직을 떠난 지금은 잘 먹지 않던 설렁탕도 왜 그리 맛있는지 모르겠다며 이제야 그 맛을 알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화무십일홍’이라고 했던가. 역시 한 번 성한 것이 영원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것이 인생의 진리임을 깨닫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연습을 해야겠다.

 

주위 사람도 용서하고 자신도 용서하는 마음이 치유에 가장 좋다고 한다. 욕심이 차있으면 불행의 씨앗이 자라기 때문이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곳곳에서 혐오와 차별이 눈에 띈다. 인생이란 허무하게 흘러가는 것인데 이런 감정적 소모로 인생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목마름에 단 비를 기다리듯 시간도 그렇게 또 흘러갈 뿐이다.

 

미스터 트롯을 보며 새들이 둥지를 틀 수 있도록 우리 세대들이 선구적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삶이 힘들어도 희망의 씨앗은 계속 심어야 한다. 우리가 새벽까지 미스터 트롯을 넋을 놓고 본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방송을 통해 보여준 삶의 애환이 오늘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희망과 함께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하면 모두가 그 자리의 주인이 된다는 교훈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간을 지내고 있다. 이 경험이 소중한 자산으로 바뀔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자신의 길을 찾는 젊은 일꾼들이 되길 바란다.

<김홍복 농협재단이사, 본지자문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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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신사의 ‘미스터트롯’ 관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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