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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10.0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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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골에서 온 편지 >

 

 

코로나가 바꾼 추석 풍경


작년 명절에 이어 올 추석 명절도 코로나19로 인해 고향에 가지 못하고 영종도 집에서 보내게 되었다.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는 부모님 댁으로,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는 큰형님 댁으로 형제들이 모였다. 명절 연휴에 해외여행이 일상화되고, 관광지 콘도에서 차례를 지낸다는 뉴스도 들었지만, 우리 형제는 몇 십 년을 똑같은 방식으로 명절을 보냈다. 

 

막히는 도로 때문에 내려가고 올라오는 것만도 매우 힘들지만 그래도 다음 해 명절에 철새가 계절에 따라 이동하듯이 고향으로 내려갔다. 힘들어도 명절에 고향을 찾는 것은 의무감에서일까, 아니면 힘든 것을 보상해주는 다른 즐거움이 있어서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어느 때 부터인가 우리는 명절 증후군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었다. 이는 산업화 이후 전통적인 대가족제도가 사라지고 핵가족의 개

 

인주의 문화가 정착되면서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동안은 대부분 며느리와 주부들이 음식 준비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최근에는 중간에 낀 남편, 미취업자, 미혼자, 심지어는 시부모까지 증후군을 겪는다는 보도를 접한다. 

우리 민족에게 추석 명절은 떨어져 살던 가족들과 추수한 햇과일과 곡식으로 명절 음식을 준비하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 미풍양속이라 여겼는데,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준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가정의 형태가 다양하고 복잡해지면서 누군가 희생해주면 한 해에 두 번 있는 큰 명절에 가족들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러던 차에 코로나의 거리두기는 우리 명절 문화의 변화를 가속 시키는 듯싶다.

올해도 코로나19 때문에 또한 정부 방침에 따라 자식들에게 “오지 말라”고 나섰다. “불효자는 옵니다”라는 현수막이 TV 뉴스를 통해 연일 방송되었다. 명절만이라도 자손들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겠지만 이제는 부모들도 홀로서기에 적응해가야 할 듯하다.

 

모임에서 누군가가 “코로나가 걱정은 되지만 명절 때 아니면 시부모님에게 애들을 보여주기도 힘들다”라면서 “시부모님이 ‘편할 대로 하라’고는 하셨지만, 막상 가지 않으면 적적해하실 것 같아 애들을 데리고 다녀왔다”라고 했다. 부모의 입장이라 그런지 그 며느리의 배려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올 추석엔 5살 손자가 한복을 입고와 할아버지 할머니도 한복을 입으란다. 한복 갈아입기가 귀찮았지만 손자가 원하는 한복으로 갈아입고 송편을 먹으니 명절 기분이 더 났다. 힘이 들더라도 만나고 싶은 가족들을 만날 수 있게,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운 대면 명절이 빨리 오길 기대하는 것은 욕심일까? 

 

 

(사) 한국크루즈연구원 이사장 박승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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