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복 중구농협조합장
通(통), 이 한자는 통할 통자이다. 통한다는 말에는 서로 소통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마음의 빗장을 푸는 방법은 서로간의 소통에 있다. 소통하지 않으면 고통이 따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소통하고 있는가?
미국발 금융 위기로부터 시작된 IMF이후 최대 경제 위기 속에서 우리 사회는 병들어 가고 있다. 누군가 내게 21세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이 20세기 보다 발전 했는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것은 왜 그런가 하면 하나의 가정, 사회, 조직, 지역, 국가가 건강하다는 의미는 소통이 잘 된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하는데 지금 우리는 소통이 잘 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의학을 잘 모르지만 우리 몸은 通(통)하지 않으면 痛(통)한다는 것을 직겙A♣岵�경험을 통하여 조금은 알고 있다. 우리의 몸이 건강하다는 것은 몸의 순환이 원활하게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는 어딘가에서 부터 병이 생긴다는 것은 상식일 것이다. 사람의 몸이 그러할진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야 더 말할 것이 없을 것이다.
우리네 국악에는 추임새라는 것이 있다. 판소리에서 소리꾼이 소리를 하는 도중에 장단을 맞추어 주는 고수가 흥을 돋우고 소리꾼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넣는 소리가 바로 추임새며, 또한 공연을 하는 이와 공연을 보는 이가 함께 호흡하기 위해 넣는 소리가 바로 추임새다.
필자의 지인 중에 국악에 몸담았던 이의 말을 인용 하자면 추임새는 공연자와 공연을 관람하는 이 모두에게 공연의 만족도를 극대화 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한다. 실제로 공연이 흥이 나면 추임새도 흥이 나고 추임새가 흥이 나면 공연의 효과는 배가 된다고 하니 추임새야 말로 공연자와 관람자 사이의 소통의 끈이라 할 것이다.
필자가 자주 등정하는 영종도의 중심에 선 백운산을 오를 때면 자연과 소통하기 위해 산을 찾는 많은 이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정상에 올라 내면의 에너지를 밖으로 표출하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자연에게 마음으로 말을 건네기도 한다. 그들의 면면을 보면 모두가 건강한 표정을 가지고 있다. 자연과 소통할 때 자연스럽게 지어지는 표정이 바로 그것일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로 소통하는 것과 그렇지 않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 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예전에 ‘뺑코’라는 별명을 가진 유명한 개그맨 이홍렬이 모 방송에 출연하여 진심이 담긴 우스갯소리를 한 것이 기억이 난다. 그 내용인 즉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자신에게 놀아 달라고 할 때 잘 놀아 주지 못 했는데 아이들이 커서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는 자신이 다가가도 아이들과 대화 할 기회조차 별로 없다는 이야기였다. 가볍게 웃으면서 한 이야기였지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들은 모두 공감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옛말에 父子有親(부자유친)은 아버지와 자식 간에는 소통의 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말로, 우리네 선조들은 그것을 실천하며 사셨는데 우리는 그 끈을 놓치고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매우 좋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와 자식, 어머니와 자식 간 사이가 점점 친구 사이가 되어 가고 있다는 요즘 시대에 과연 우리는 진정 소통하며 살고 있는 것인가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가장 큰 소통의 부재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윤리의 부재, 철학의 부재, 법치의 부재, 그리고 그런 부재로 인한 인간성의 부재가 아닐까 생각한다.
맹자의 말씀 중에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어짐의 극치이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옳음의 극치이고 사양하는 마음은 예절의 극치이며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은 지혜의 극치이다.”라고 했다. 以心傳心(이심전심)이라는 말은 전라도 사람들이 자주 쓰는 ‘거시기’ 라는 표현에서만 인용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한 나라 안의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져야할 인간성을 형성하기 위한 공통된 사상과 철학에도 인용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소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앞에서도 사람의 몸을 인용하여 소통의 중요성을 언급하였듯이 소통을 한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고 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것은 곧 건강한 사회, 건강한 나라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일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한 소통을 위하여 위정자들을 비롯한 사회의 지도자들이 먼저 인간성 회복을 위한 본을 보이고 계층 간 격차, 세대 간 격차 등 다양한 형태의 격차를 인정 하더라도 그 안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사람답게 사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이끌어 내고 손해 본다는 생각 보다는 다소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나름대로 공평하다는 생각이 더 앞설 수 있는 소통의 끈을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추임새를 넣는 일이며, 우리 민족의 신명을 이끌어 내는 일이 될 것이다.
通(통)하지 않으면 痛(통)한다. 그리고 너무 많이 痛(통)하면 치유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 바로 지금부터 모두 소통의 끈을 만들어 우리 앞에 놓인 痛(통)의 장벽을 뚫고 활기차게 通(통)하는 그날을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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