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분한 소통 없고 법적 근거도 없는 ‘유료화’ 방침에 입주기업 반발
- 교통정체 해소로 알았던 ‘후문 출입구 공사’ 알고 보니 요금수납 게이트
- 자유무역지역 최대 현안은 출퇴근 시간 ‘정체 해소’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지역 출입 차량에 대해 사실상 ‘통행료’ 성격의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입주 물류기업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자유무역지역(제1공항 물류단지) 내 주차난과 불법주차 문제를 해소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출입 게이트에 요금 정산 시스템을 설치하고 주차료를 징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입주기업들은 ‘주차 문제 해결이 아니라 자유무역지역으로 들어오는 차량에 돈을 받겠다는 것’이라며 사실상의 통행세라고 비판하고 있다.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에는 반도체 후공정 업체로 약 4,500명이 근무하는 스태츠칩팩코리아와 CJ대한통운, 한진, 한국도심공항, 롯데면세점, 면세점협회 등 50여 개 물류기업이 입주해 항공 수출입 물류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자유무역지역 내 차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불법주차와 쓰레기 투기 등의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일부 사설 주차대행업체가 노상주차장이나 노외주차장을 점유하면서 주차난이 더욱 심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인천공항공사 물류운영팀은 관련 용역을 진행해 유료화 방안을 검토했고, 자유무역지역 출입 게이트 두 곳에 화물터미널과 같은 입·출차 요금 정산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자유무역지역은 「자유무역지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입 게이트가 설치돼 있으며, 모든 출입 차량이 기록되고 있다. 게이트는 인천공항 화물터미널과 연결된 정문과 운서동 공항신도시로 이어지는 후문 두 곳이다.
공항공사는 자유무역지역으로 출입하는 차량에 대해 요금 정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기권이 없는 차량에는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화물터미널의 게이트 운영 방식과 유사한 것으로, 현재 화물터미널은 소형차 하루 1만 원, 대형차 1만 2천 원의 요금을 받고 있다.
문제는 자유무역지역 입주기업은 공항공사와 30~50년 장기 임대계약을 맺고 부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화물터미널과 달리 각 기업이 자체적으로 직원과 협력업체를 위한 주차장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무역지역 출입 게이트 자체를 요금 정산 시설로 운영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주장이다.
입주기업들은 공항공사가 조성한 공용 주차장에 한해 주차료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무역지역으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공항공사는 각 기업이 조성한 주차면의 120% 수준으로 정기권을 발급하고 납품 차량 등은 3시간 이내 무료 회차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자유무역지역 기업 대부분이 24시간 3교대 근무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단순한 주차면 기준으로 정기권을 발급하는 방식이 현장 여건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납품 차량과 협력업체 차량, 수입 물품 보수작업을 위한 단기 작업 인력 등이 수시로 출입하는 물류 현장의 특성상 정기권 발급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우려도 제기된다.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두 개의 게이트를 통해 출입하는 차량 전체에 대해 주차 위치와 관계없이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사실상 통행세를 받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어떤 법적 근거로 유료화를 추진하는지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자유무역지역 내 차량 증가로 물류 차량이 주차하지 못하는 불편이 발생하고 있어 관련 용역을 시행해 방안을 마련했다”며 “장기간 시범 운영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입주기업 간담회를 통해 충분히 의견을 수렴한 뒤 시행 방침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입주기업들은 공항공사의 접근 방식이 문제의 본질을 비켜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자유무역지역 일대의 가장 큰 문제는 출퇴근 시간대 발생하는 극심한 교통 정체인데, 이에 대한 대책은 마련하지 않은 채 요금 부과에만 적극적이라는 비판이다.
또 다른 물류기업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대 교통 정체 해소가 자유무역지역 기업과 근무자들의 가장 큰 요구”라며 “이 문제는 외면한 채 법적 근거도 불분명한 사실상의 통행료를 부과하려는 계획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