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9-28(수)

사랑도 우정도 희망도 향기롭게 숙성되는 곳

- 느림의 미학, 아날로그 향수 퍼뜨리는 영종대교휴게소 느린우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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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1.1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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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영종대교휴게소에 최초로 느린우체통이 설치되었고 지금까지 20만 통이 넘는 편지가 발송되었다.


속도가 경쟁력이 되어 버린 시대. 컴퓨터에서 확인이 가능했던 메일도 이제는 스마트 폰으로 주고받으면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도 사라져 버렸다. 하루 종일 울려대는 메신저 알람음과 문자메시지는 숨 가쁘게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더욱 바쁘게 움직이라며 재촉해 댄다.


정보통신(IT) 기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넘쳐나는 오늘날 느림을 말하고 꾹꾹 눌러 쓴 손편지를 그것도 1년이나 묵혔다가 보내주는 느린우체통이 주목 받고 있다.

 

느린우체통은 엽서나 편지를 넣으면 1년이 지난 후에 보내주는 특별한 우체통이다. 우정사업본부가 정식으로 운영하는 우체통은 아니지만,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에서 추억을 기념할 만한 장소에 느린우체통을 설치해 이제는 유명 관광지 등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고 반신반의 하며 편지를 넣었을 느린우체통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최초의 느린우체통이 있는 곳 영종대교휴게소

 

최초의 느린우체통은 바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휴게소에서 시작됐다. 2009년 5월 영종대교기념관(現 영종대교휴게소)에 설치된 3대의 우체통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세워진 것으로 느린우체통의 원조인 것이다.

 

인터넷, 스마트폰, SNS로 대표되는 속도의 시대에 잠시나마 삶의 속도를 줄이고 자신과 소중한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고 잊혀져 가는 손편지의 추억을 되살려보고자 느린우체통을 만들게 됐다는 설명이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를 관리·운영하는 신공항하이웨이(주) 관계자에 따르면 2009년 5월 느린우체통을 세우고 가장 먼저 연락이 온 곳은 전라남도 관광진흥과였다고 한다. 영화 서편제를 촬영했던 ‘청산도’를 슬로우시티로 조성하는데 느린우체통의 취지가 너무 좋아서 이곳에서도 하게 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신공항하이웨이에서는 흔쾌히 승낙했다. 사라져가는 편지문화를 되살리고자 추진했던 느린우체통이 널리 퍼지기 위해서는 많은 곳에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이 특별한 아이디어를 특허도 내지 않았고 여러 곳에서 오는 요청에 친절하게 설치와 운영방법을 전수했다고 한다.

 

잊혀졌던 편지문화가 다시 살아나고 그 편지가 1년간 숙성되어 소중한 사람에게 배달되면서 느린우체통은 잊혀진 추억을 소환해 냈다. 이러한 경험이 행복한 바이러스가 되어 널리 퍼지면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느린우체통’을 관광지마다 만들기 시작했고, 2013년 우정사업본부에서는 영종대교휴게소의 느린우체통을 벤치마킹하고 주요 박물관이나 기념관 등 500여 곳에 우체통을 설치하면서 전국으로 확대시켰다. 느린우체통은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더해 계속 진화해 갔고 같은 이름의 카페가 문을 열고, 가수 윤하는 2018년 느린우체통의 감성을 담아 음반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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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대교휴게소 2층 느린우체국에서 편지를 쓰고 있는 방문객, 비치된 엽서에 편지를 써 느린우체통에 넣으면 1년 후에 배달해 준다.

 

최고는 바뀌지만 최초는 변하지 않는다
 
영종대교휴게소에서는 언제나 편지쓰기가 가능하다. 1층 광장에 설치된 느린우체통은 24시간 이용이 가능하고, 휴게소 운영시간까지 문을 여는 2층 느린우체국에서는 전용 코너나 비치된 엽서를 이용하면 된다. 엽서제작에서 발송까지 소요되는 비용은 모두 신공항하이웨이에서 부담한다. 

 

전국에 느린우체통이 퍼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조 느린우체통이 있는 영종대교휴게소를 찾아 편지를 쓰는 사람들이 많고, 1년 만에 편지를 받고 답장을 쓰러 온 사람도 종종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객이 급감해 예전 보다 줄기는 했지만 평일에는 50여 통 주말에는 100여 통의 편지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지금까지 발송한 편지만 20만 통이 넘는다고 한다. 특히, 2019년에는 느린우체통 10주년 기념 체험수기 공모전을 전국적으로 시행해 수기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신년이 시작되는 1월과 설 명절까지는 새해 다짐을 편지에 쓰는 이용객이 많다는 것이 휴게소 관계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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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바다와 영종대교 전경이 펼쳐진 선셋라운지. 해넘이와 영종대교 야경도 장관이다.

 

신공항하이웨이(주) 전영봉 대표이사는 “영종대교휴게소에서 처음 시작된 느린우체통이 전국으로 확산되도록 한 것은 편지를 통해 사랑의 온도를 높이려는 의미를 담은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이라며 “공항이나 영종도로 나들이가실 때는 영종대교휴게소에 들러 좋은 추억을 만들어 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느린우체국에는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의 대표 구조물인 영종대교와 방화대교 사진엽서 외에도 다양한 봉함엽서가 마련되어 있다. 신공항하이웨이(주)가 인천시와 인천경찰청, 인천시교육청 등과 함께 교통안전 의식제고를 위해 영종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주최한 교통안전 그림그리기 대회 대상 수상작품을 특별히 그림엽서로 만들어 비치해 두고 있다.

 

계획도 많고 생각나는 사람도 많은 새해 첫 달. 서해바다와 낙조를 감상하며 소중한 사람에게 또는 본인에게 손으로 쓴 사랑과 다짐의 편지 한 통 써 보면 어떨까?

 

< 영종대교휴게소 >

영종대교 초입에 위치한 휴게소는 복합문화공간이다. 1층에는 푸드코트와 편의점, 잡화매장 등이 마련되어 있고, 2층에는 카페와 탁 트인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선셋라운지가 좋다. 3층 전망대에 오르면 시원하게 펼쳐진 서해바다와 영종대교의 풍경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해 사진작가들도 자주 찾는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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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 휴게소는 체험과 휴게의 복합문화공간이다.

 

 

해질녘 휴게소를 찾으면 서해를 물들이는 노을과 영종대교의 야간조명이 어루러진 경관을 볼 수 있다. 광장에 우뚝 선 행운의 곰(포춘베어)는 우리나라의 단군신화를 스토리로 담은 작품으로 높이만 23.57m에 달한다. 이 포춘베어는 ‘세계최대의 스틸 조각작품’으로 기네스 월드레코드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았다.

 

휴게소에 있는 주유소는 인천시내의 지난 주 평균값을 반영해 기름값을 책정하고 있어 비교적 저렴하다. 주유소는 오전 6시부터 오후10시까지 영업한다. 공항근무자라면 커피나 스무디킹 메뉴에 대해 출입증을 제시하면 10~20% 할인 받을 수 있다. 간단하게 식사를 하려면 푸드코트에서 우동과 돈카츠, 분식 등을 맛 볼 수 있고, 강화 특산물을 상품화 한 강화순무국밥은 인기 있는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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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신화를 스토리로 담은 세계 최대의 스틸 조각 작품 ‘포춘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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