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 풍성한 삶
장윤석 (하늘사랑의 교회 담임목사)
언젠가 누군가의 장기기증으로 6명이 '새삶'을 얻은 사례를 뉴스로 본 적이 있다. 의학 드라마를 볼 때, 한 번씩 장기기증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기도 했다. '장기기증'이라는 개념이 내 머릿속에 들어올 때마다 '나도 해야지...'하는 막연한 생각을 해왔던 것 같다.
이번 주 주일 설교 말씀의 주제는 ‘죽음’이었다. 누구나 죽는다. 불사신은 없다. 영원할 것만 같은 삶의 모든 부품들이 다 죽음 앞에서 무용지물이 된다. 여기까지만 생각하면 인간은 허무주의에 빠지기 쉽다. '죽으면 다 끝'이라면 삶의 가치는 저하되고, 삶의 목적은 무난하게 살다 가는 것이나 혹은 언젠가 사라질 것들에 메인 것이 되지 않을까.
하나님에 대해 아직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이 글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목적은 사실, 내가 너무 사랑하고 놓치고 싶지 않은 인연 중 혹시라도 죽음에 대해 사색하거나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믿는 이 소중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서이다. 사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죽음이 무겁고 어두운 주제 같지만, 죽음 이후에 무엇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 확실히 믿기에 그리 두렵지는 않다. 본 적도 없는, 경험하고 온 사람도 없는 천국을 믿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임을 안다. 그렇기에 믿음을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하는 것이겠지.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다는 것을 넘어서 하나님이 가장 선하시고, 가장 지혜로우시며, 사랑이시라는 사실을 믿는다면, 하나님과 영원히 함께하는 천국을 소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막상 장기기증 서약을 하려고 실행에 옮기니 내 마음에 불안함이 생겼다. '내가 이 서약을 하는 순간 죽음이 내 코앞에 온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데?'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하면서도, 사실 마음속에서는 이 세상을 더 살다가 가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이었다. 아직도 나는 이토록 연약하다. 어쩌면 삶의 끝까지 넘어지고 일어서고를 반복할 예정이다. 주일 말씀을 참고하자면... "죽음이 멀리 있다고 생각하면, 죽음 너머의 영원한 구원과 우리 존재에 대해 생각지 않습니다." "죽음을 가까이 두게 될 때, 회개와 순종에 박차를 가하게 되고, 성화가 촉진되며 하늘의 소망을 견고히 잡게 됩니다. "
?그래. 죽음을 가까이 둔 채로 살고자 하는 한 걸음으로, 주어진 시간들로 빛나고 풍성한 삶을 만들길 바라는 뜨거운 마음으로, 장기기증 서약을 해야겠다. 사실 하나님께서 나를 지금 당장 부르시진 않으실 것이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기에! 그러나 분명하게 다짐한 것은 다음과 같다.
언제 세상을 떠나도 천국에서 하나님께 칭찬받을 만한 삶을 살자.
죽는 그 순간에도 장기기증으로 생명의 복음을 전하자.
내 삶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라는 걸 잊지 말자.
주(註): 이 글은 ‘죽음, 그 이후’ 설교를 듣고, 장기기증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 딸 아이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입니다. 믿지 않는 친구들에게 믿고 있는 바를 알리고자 소통하는 글을 본인의 허락을 받아서 올립니다. 고난주간, 우리를 위해 자신을 주신 예수님의 희생과 사랑을 묵상하며, 우리는 무엇을 드릴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