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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5.01.0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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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새해 아침부터 어두운 얘기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무엇보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국민을 위해 마련한 각종 정책들의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면서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해온 전통 뿌리산업과 첨단산업의 생태계가 불안해 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K-배터리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SNE 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1~10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20.1%로 최고치였던 ‘20년(34.7%)에 비하면 4년만에 14.6%나 감소했다. K-배터리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과 함께 한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꼽힌다. 과거 ’20~‘22년 전후만 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신종 전기차 10대 중 3~4대는 한국 기업의 배터리가 탑재되면 잘 팔렸다. 하지만 전기차는 일시적 수요 정체와 보조금 지원을 반대하는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있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배터리 산업의 생태계 붕괴가 시작되고 있다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때 도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을 대폭 축소하거나 폐지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우리 배터리 기업들의 주력 시장인 미국, 유럽에 비해 중국에서만 성장세가 유지되면서 중국 기업에 시장 점유율을 뺏기고 있다. K-배터리 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부진은 이미 공장 가동률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 ’22년에만 해도 70~80%에 달했던 공장 가동률이 작년 3분기 기준, 삼성SDI 68%, LG엔솔 60%, SK온 46% 안팍에 그쳤다. 미국 신정부 출범 이후 전개될 미-중 전략 경쟁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 고율 관세 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합동 관계 부처는 지난 12월 19일 첫 공급망 안정화 3개년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앞으로 3년간 희토류 등 주요 경제안보 품목을 확보하기 위해 55조원 이상 규모의 정책·금융 지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3년 기준 70% 수준인 핵심광물의 특정국 수입 의존도를 ’30년 50% 이하로 낮추는 공급망 방안을 추진한다. 또한 소재·부품·장비나 국가 전략 기술과 관련한 외국 법인의 지분을 취득한 기업에 대해 취득액의 5~10%를 법인세에서 세액 공제해 주기로 했다. 여기에 주요 경제안보 품목을 생산하는 외국 법인 지분 취득도 포함 시키기로 했다. 

 

아울러 리튬, 니켈 등 해외에서 핵심광물을 개발하기 위해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의 경제안보와 관련한 핵심기술에 대해서는 연구개발(R&D)을 지원하기로 하고 3년간 25조원 이상 투입하기로 했으며, 우선 2000억 원 규모의 공급망 우대 보증 프로그램을 신설해 공급망 안정화와 관련한 사업을 하는 기업에 별도의 우대 금리를 적용키로 했다.



심각한 K-공급망, 풀어야 할 숙제

 

우리나라는 핵심광물을 포함해 경제안보 품목의 해외 수입 의존도는 매우 심각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원유 100%, 석탄 99.1%, 천연가스 99.7%, 철광 99.4%, 니켈·리튬 등 비철금속 99.3% 등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23년 기준 반도체에 사용되는 무수불산은 96.6%, 배터리 천연흑연은 97.9%, 전기차 희토 영구자석은 84.7%가 특정국에 의존되어 있다. 특히 최근들어 배터리 핵심 원료인 음극재-흑연의 공급망이 큰 불씨가 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SNE 리서치에 따르면 ’23년 세계 이차전지 음극재 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은 약 93%로 절대적이다. 출하량 기준 빅3인 BTR, 샨샨, 지천을 포함해 세계 1~9위를 모두 중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리튬, 니켈과 양극재. 분리막. 동박 등 어떤 배터리 원료와 소재를 들여다봐도 이처럼 중국이 압도적으로 공급망을 장악한 영역은 없다. 흑연이 들어가는 음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10~15% 가량을 차지한다.

 

우리와 경쟁국인 일본의 공급망 정책은 강력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구리. 희소금속 신규 공급망 획보를 위해 올해 추경 예산에 향후 3년간 1,597억 엔(약 1조 4,750억원)을 편성했다. 특히 전선, 전기차, 반도체 등에 많이 사용되는 구리를 정부 추경 예산에 포함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탈탄소화 및 디지털 전환에 따른 구리의 안정적 수급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 대비 구리 사용량이 3.6배 많다. 일본 정부는 중국이 최근 아프리카에서 구리, 니켈, 코발트 등 핵심광물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어 정부 지원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 하겠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한편 미국, 유럽 등 주요국들의 공급망 정책은 정부 우선 정책과제로 다뤄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들 국가에 뒤지지 않을 만큼 통 큰 각종 지원책을 마련했다. 따라서 이제 정부와 기업이 함께 뛰기만 하면 분명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각자 뛰면 힘들게 일군 K-배터리 등 주요 산업 생태계는 고사할 수밖에 없다.


선진화된 글로벌 국가 도약, 오직 국민 선택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곧 출범한다. 트럼프 태풍이 다가온 가운데 국내 정치·경제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다. 국가 경제·사회 전반의 상황은 환율 급등에 따른 기업 타격, 대외 신인도 저하 우려, 국가 부채와 재정적자 증가,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소멸 위기,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생존 위협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러한 숙제를 안고 새해는 어김없이 밝았다. 대한민국은 언제나 그러했듯이 늘 녹녹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강의 기적을 만든 나라로써 정부가 그동안 꾸준히 준비해 온 산업별 대응 전략을 다시 한번 세세하게 가다듬고 재정비해 더 비상한 각오로 강력하게 시행하는 길뿐이다. 

 

무엇보다 정치권이 지금의 혼란스러운 사태를 진정시켜야 한다. 국내 정치가 혼란스러우면 불확실성만 더 커져 투자는 이뤄지지 않는다. 세계 10위 경제 대국인 대한민국이 또다시 도약할 수 있느냐의 큰 전환점에 서 있다. 대한민국이 퇴영적 사회로 눌러있을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시스템에 의해 선진화된 글로벌 국가로 도약할 것인지는 오로지 국민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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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칼럼> 국민의 선택, 산업 생태계 붕괴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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