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영종에 병상 제한 조치를 과감히 풀고 또 각종 대형사고와 감염병 등 응급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특수목적 병원 설립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발전의 강력한 주체로서 인천경제청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
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이제 약 1년 반 후인 오는 2026년 7월이면, 영종국제도시가 ‘영종구’라는 독자적인 지자체로 새 출발을 하게 된다. 이에 인천 중구는 원활한 행정 체제 개편과 더불어, 자족 기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어려운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영종국제도시만의 독자적 응급의료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12월 1일 기준 영종국제도시는 인구 12만 4,000여 명을 돌파하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종합병원이 단 1곳도 없다.
인구 14만 명의 포천이나 4만여 명에 불과한 철원에도 24시간 응급실을 갖춘 종합 의료기관이 있지만, 종합병원이 없는 영종지역 주민은 응급상황 시 영종대교나 인천대교로 바다를 건너 내륙까지 이동해야 한다.
더욱이 영종국제도시는 인천공항 관련 기업·기관이 집중해 있는 데다, 지속적인 도시개발로 거주 인구는 물론, 관광객·기업인 등 유동 인구 역시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중구는 부족한 의료보건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24시간 문(Moon) 여는 의료기관을 필두로, 달빛어린이병원 신설, 공공심야약국 확충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종합병원 수준의 응급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인천시 역시 서울대병원 분원 유치 등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지만, 대내외적으로 쉽지 않다. 정부가 수도권 병상 수급 조정 차원에서 영종 등 인천 중부권을 공급 제한 지역으로 분류한데다, 의정(醫政) 갈등이 장기화하며 상황이 더욱 복잡하게 변했다.
그러나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영종지역을 둘러싼 여건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이 4단계 건설사업 완료로 연간 1억 명의 여객을 수용할 수 있게 됐고, 내년 7월이면 계획인구 18만 명의 ‘영종구’가 본격적으로 출범해 도시 성장의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현재의 의료 체계로 이 모든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게 뻔하다. 각종 사고에 의한 대형 응급상황이나,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다시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까?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다. 평화도로로 연결될 신·시·모도나 장봉도 등 인근 도서 지역 수요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영종국제도시 종합병원 설립에 전향적 자세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선 섬이라는 지리적 특수성과 인천공항이 소재한 점을 고려해 병상 제한 조치를 과감히 풀어 종합병원 설립의 걸림돌을 없애야 한다. 또, 각종 대형 사고나 감염병 등 응급상황에 신속 대응할 수 있는 특수목적 병원을 설립하는 방안도 더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립대 병원이나 국·시립 공공의료원 등 공공보건의료 기관을 설치하는 것 역시 하나의 대안이 되리라 본다. 이에 중구는 지난해 인천시에 제3의료원을 영종지역에 설치하는 방안을 공식 건의하기도 했다.
또한 종합병원 설립이 중장기적 과제임을 고려, 단기 처방으로 내년 영종구 출범과 함께 신설될 ‘영종구 보건소’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영종구와 같은 특수지역 보건소 내에 24시간 응급의료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특례를 적용하는 등 제도적 연구가 함께 이뤄질 필요도 있다고 본다. 미국의 긴급진료센터(Urgent Care) 모델도 참고할 만한 사례다.
무엇보다 인천시와 중구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역발전의 강력한 주체로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공항공사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지역 공동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실효성 높은 대안을 발굴·제시하고, 해결의 열쇠를 쥔 정부를 설득하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
헌법에서는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 건강은 국가가 보장해야 할 의무라는 얘기다. 이제 대한민국 관문 도시인 영종국제도시가 글로벌 도시로서의 명성에 걸맞은 의료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모두가 힘써야 한다. 중구 역시 종합병원 유치와 응급의료체계 확립에 최선을 다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