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어려운 이웃을 가족으로 품는 아름다운 사람들

- 사랑담은 반찬 배달하는 ‘나눔과 섬김’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URL
기사입력 : 2020.04.01 16:50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20200326_120119.jpg


한 때는 영종의 최고 번화가였던 전소. 면사무소가 있던 영종의 중심으로 장이서고 사람들이 모이고 이야기꽃을 피우던 이곳은 주민들이 가장 많이 사는 마을이었다. 지금은 반듯하게 뻗은 도로와 쭉쭉 높게만 올라간 하늘도시와 공항신도시에 비해 모여 사는 인구도 세 번째가 되었지만 사람 사는 향기는 어디보다 향긋하게 퍼져 나오는 동네다.
중구 제2청사가 서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영종중앙장로교회가 있다. 교회까지 올라가는 길은 구불구불 언덕길이다. 오래전 우리 아버지들이 월급 받는 날이면 통닭을 한 마리 담은 누런 봉투를 손에 들고 올랐거나, 추운날이면 호떡을 사서 걸었을 정감이 느껴진다.

 

20200326_110321.jpg
26일 목요일 오전 교회1층 식당에서는 말없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작은 스프레이 용기에 손세정제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 주방에서 파김치와 어묵볶음, 햄 볶음 반찬을 만드는 고소한 향기가 가득했다. 아주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왔던 것처럼 한쪽에서는 찬을 만들고 다른 한쪽에서는 설거지에 부산했다. 영종중앙장로교회 김성희 전도목사와 서희정 사모는 모처럼 다시 시작한 반찬 만들기로 바쁘게 움직인다. 
“매주 반찬을 만들어 혼자 계시는 어르신들이나 어려운 이웃에게 배달해 드리는데요. 최근 코로나 감염병 때문에 3주나 못했어요. 반찬 언제오냐고 찾는 어르신들이 많다보니 긴급하게 준비했습니다.”
빗질 한 것처럼 단정한 쪽파는 고춧가루 양념과 버무려지고, 도시락 단골 반찬이던 어묵과 햄도 큰 솥에서 정성의 양념이 추가되어 볶아지고 있었다. 하숙희, 김영자, 곽숙림 여사님들의 팔놀림은 유연했다.
“집에서 먹는 것처럼 똑 같이해요. 재료도 이웃에서 농사지으시는 김성철 집사님이 주시기도 하고 또 필요한 것은 사고, 고춧가루도 다 직접 기른 것으로 만든 답니다.”
20200326_110440.jpg
2012년부터 시작했다는 ‘나눔과 섬김’의 반찬 나눔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큰 에너지다. 구청이나 후원단체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쌀은 주고 있어 밥걱정은 덜었지만 정작 반찬이 없어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이 사업을 시작했다. 영종중앙장로교회 교인들이 중심이 되어 봉사하고 있지만 다른 봉사자들도 많다고 한다. 한국공항공사 항로시설본부 직원들, 힐락암 요양병원, 큰사랑 복지센터 등에서 함께 한다. 이번 나눔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다른 곳에서는 참여할 수 없었지만 반찬을 만들고 배달하는데 참 고마운 일손이라고 한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의 주방에 젊은 총각이 부지런히 반찬통에 반찬을 담고 있었다. 대학을 휴학하고 곧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이래혁씨다. 
“저는 음식은 못하구요. 재료다듬고 힘쓰는 일을 하러 왔습니다. 입대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서요. 그동안 의미있는 봉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20200326_111935.jpg
2012년부터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계시는 김정분, 강순화, 장재순 여사님들도 오랜 친구처럼 사이가 정겹다.
“하루전날부터 나와서 재료 다듬어 놓고, 오늘 이렇게 나와서 집에서 먹는 찬으로 해서 만드는데 재밌어요. 맛있게 드시는 것을 생각하면 보람이 있고요. 무엇보다 우리도 나눌 수 있다는 것에 참 행복하답니다.”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반찬 만들기 봉사에는 더욱 신경을 썼다. 개인적인 위생은 물론이고 어르신들에게 드릴 손소독제도 직접 만들었다. 하늘어린이집 김우진 원장은 “아이들 돌보느라 바쁘지만 잠깐 시간을 내서 손세정제를 만들고 있어요.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은 면역력이 아무래도 떨어지니까 이런 상황에서는 꼭 필요한 물품이지요. 많이 만들어서 아이들에게도 주고 어르신들께도 드려야지요.” 
20200326_121204.jpg
오늘 만든 반찬은 전소지역과 운북동, 운서동 주공아파트, 하늘주공아파트까지 영종국제도시 곳곳으로 배달된다. 반찬을 받는 대부분이 혼자사시는 어르신이거나 장애인이어서 직접 배달해 드린다고 한다. 오늘은 세 가지 반찬과 손세정제, 푸드뱅크에서 들어온 음료수를 더해 61개의 배달 세트가 마련되었다. 소박하지만 담겨있는 사랑과 정성은 결코 작지 않은 선물이   영종의 이웃을 찾아 나섰다.
최근 영종에도 감염병 확진자가 발생해 당분간 또 반찬 나눔 봉사를 멈춰야 한다. 반찬을 만드는 봉사자들도 반찬을 받는 이웃들도 이 상황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랄뿐이다.    

20200326_122112.jpg

 

 
< 정을 나눔 어른을 섬김 ‘나눔과 섬김’>
‘나눔과 섬김’은 영종중앙장로교회 교인들이 중심이 되어 활동하고 있지만 봉사자에 문턱은 없다. 교회를 나오지 않더라도 봉사를 위해 나오는 분도 있다고 한다. 또 반찬 나눔 대상을 교인들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종교를 떠나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향하고 있다.   

 

이진호목사.jpg
현재 나눔과 섬김은 100여명의 교인들이 매달 5천원씩 후원하고, 10여명의 후원자들이 3만원에서 10만원을 기부해 반찬 나눔 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이 외에도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와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의 교육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영종중앙장로교회 담임목사면서 비영리법인 ‘나눔과 섬김’의 이진호 대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소외계층과 다문화가정 등 우리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정을 나눔 어른을 섬김’이라는 취지를 살려 봉사자 여러분들과 함께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도움이 필요하신 분은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2016년 비영리법인으로 고유번호를 받은 ‘나눔과 섬김’은 더 큰 나눔을 위해 사단법인을 준비하고 있다. 영종국제도시를 더 훈훈한 지역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서 도움을 받고자 하는 이웃의 연락도 기다리고 도움을 줄 마음 따뜻한 손길도 기다리고 있다. 
나눔과 섬김 : ☎ 746-0881
후원계좌  : 농협 351-0917-7832-73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어려운 이웃을 가족으로 품는 아름다운 사람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